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열기가 계속되고 있고 2018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이 다가오면서 강 건너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재건축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오랜 기간 사업이 정체됐던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 추진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고, 재건축이 어려운 곳은 리모델링으로 선회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용산구는 한강맨션 추진위원회와 한강삼익아파트 조합이 각각 제출한 정비계획 변경안 심의를 마치고 최근 서울시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시는 유관 부서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의를 마치고 별다른 보완 사항이 나오지 않으면 두 안건을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것”이라면서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전경.

앞서 한강맨션 추진위는 지난해 11월 재건축에 반대하는 상가를 정비구역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정비계획 변경안을 구청에 제출했었다. 재건축이 끝나면 한강맨션은 현재 600가구(상가동 제외)에서 최고 35층, 1387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추진위는 변경안이 통과되면 조합 설립 절차를 밟는 등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한강삼익도 올해 4월 공원을 신설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비계획 변경안을 구청에 냈다. 현재 252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367가구로 지어질 예정인데, 상가동은 재건축을 하지 않고 리모델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말엽 한강삼익 조합장은 “십년 넘게 사업이 제자리걸음이었는데 재건축 사업 여건이 나아졌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어떻게 될 지 몰라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것”라고 말했다.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이촌현대아파트(현대맨숀) 조합도 이달 중 가구당 면적을 평균 15% 넓히고, 기존보다 97가구를 늘리는 내용의 건축심의를 구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시공사로 포스코건설을 선정한 상태다.

이촌현대 조합 관계자는 “현재 용적률이 평균 263%라는 점에서 사업성이 안 나와 재건축은 어려워 보이고 리모델링이 낫다”면서 “건축심의가 통과되면 관련 절차를 밟아 내년 안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산구 이촌동 왕궁아파트 전경.

한강맨션 및 한강삼익과 함께 동부이촌동 재건축 ‘3대장’으로 꼽히는 왕궁아파트도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립해 연내 구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현재 250가구인데, 대지면적이 크지 않아 1대1 재건축을 준비 중이다.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일대 아파트값도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한강맨션 전용면적 87.54㎡는 지난해 6월 11억5000만원에 거래가 신고됐지만 올해 6월 1억원 넘게 오른 12억7000만원~12억95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삼익아파트 전용면적 104.86㎡도 올 6월 9억5800만원에 거래됐는데, 작년 7월 거래가(8억4000만~8억8000만원)와 비교하면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컨설팅 팀장은 “보통 한강변 아파트가 북쪽으로 한강을 조망하는 데 비해, 동부이촌동은 남쪽에 한강이 있기 때문에 입지와 거주환경이 좋아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편”이라면서 “사업 주체들의 추진 의사가 크고 속도를 내고 있어 앞으로 주거 환경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