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사이트 티켓몬스터(이하 티몬)가 지난 8일 '재규어 XE' 20대를 700만원 할인해 판매했다. 온라인 신차 판매는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처음있는 일이다.
이에 해당 차량의 공식 수입사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티몬 측이 재규어 본사나 공식 딜러사와) 어떤 공식적인 접촉이나 협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며 "해당 소셜커머스 업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규어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 손상, 소비자 혼란을 야기한 책임을 티몬에 묻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자사 차량의 온라인 판매에 강경하게 대처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 티몬 "수입차 판매 늘리겠다" vs 재규어 "법적 대응 검토"
티몬은 준중형 세단 재규어 XE의 포트폴리오(5510만원)와 R스포츠(5400만원) 모델 20대를 각각 700만원 이상 할인한 4810만원, 4600만원에 내놔 3시간 만에 완판했다.
티몬은 재규어 XE의 온라인 한정 판매와 함께 최저가 보상제, SK엔카직영의 홈엔카 내차팔기 서비스를 함께 선보였다. 최저가 보상제는 다른 딜러가 제시한 계약서의 차량 금액이 티몬에서 구매한 가격보다 낮을 경우 해당 차액을 자사 적립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또 티몬은 구매 고객이 SK엔카직영의 홈엔카 내차팔기 서비스를 이용해 기존에 타던 차량을 판매하면 차량 매입가의 2%(최대 60만원)을 자사 적립금으로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티몬은 "재규어 XE의 판매를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까지 온라인 신차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딜러사나 딜러를 통해 신차를 판매 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티몬 관계자는 "동종 업계 경쟁사로부터 해당 업체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계약한 딜러사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9일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티몬에 고지된 차량 판매와 관련된 가격 등 모든 정보는 본사나 공식 딜러사와 협의된 사항이 아니다"며 "당사는 공식 딜러사의 공인된 유통망을 통해 차량을 판매하고 있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밝혔다.
이어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 손상, 소비자 혼란 야기 등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기존 고객에게 어떠한 피해도 돌아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온라인 자동차 판매는 '합법'…신차 유통구조 바뀔까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티몬과 같은 전자상거래업체가 온라인 시장에서 신차나 중고차를 파는 것은 현행법상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합법적인 판매임에도 지금까지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온라인 신차 판매에 쉽게 진출하지 못했던 이유는 딜러와 딜러사 등 기존 오프라인 판매망과 갈등을 우려해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딜러나 딜러사 입장에서 온라인 판매 채널이 늘어나게 되면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는 생존권이 걸린 매우 민감한 사항"이라며 "티몬이 협업한 딜러사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한 것도 경쟁 딜러사와 갈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들도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표면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내세우고 있지만, 협의 없는 온라인 신차 판매가 확대될 경우 본사는 자신들이 책정한 가격 정책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온라인 신차 판매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판매로 구매 절차가 간소화되면 자동차 회사는 유통 마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비자도 더 저렴하게 신차를 구매할 수 있다. 미국 등 해외의 경우 자동차 회사가 직접 공식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등 온라인 신차 판매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유통시장의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것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기존 오프라인 판매망과의 갈등 해결이 온라인 신차 판매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