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靑出於藍).’

한국 업체가 국내 기술로 만든 특수 상영관이 '멀티플렉스 종주국' 미국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CJ CGV는 자회사 CJ 4D플렉스와 미국 1위 극장 업체 리갈시네마가 2018년까지 북미 지역 리갈시네마 극장에 17개 4DX관을 추가로 설치하기 위한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4DX는 CJ CGV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오감체험 상영관이다. 영화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물이 튀고 향기가 나 몰입감을 높여준다.

CJ CGV의 자회사 CJ 4D플렉스가 미국 LA에서 운영 중인 4DX 상영관.

현재 리갈시네마가 로스엔젤레스(LA), 뉴욕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인 3개관을 포함하면 3년 내에 미국 내 4DX 상영관은 20곳으로 늘어난다. 새로 생기는 4DX 상영관은 각각 동서부를 대표하는 뉴욕과 LA를 넘어 시애틀, 올랜도 등 북미 지역 전역에 자리를 잡는다.

최병환 CJ 4D플렉스 대표는 “이번 협약은 4DX를 경험해본 극장 사업자의 신뢰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4DX는 2009년 CGV상암에 처음 도입된 이후 2010년 중국을 시작으로 2016년 7월 기준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멕시코, 러시아, 브라질, 칠레 등 총 41개국에서 268개 상영관을 운영 중이다.

리갈시네마는 2014년 미국 최초로 4DX관을 LA에 설치했다. 리갈시네마에 따르면 4DX 설치 후 1년 만에 관람률은 두 배, 박스오피스 매출은 세 배로 늘었다. 일반 상영관 매출과 비교하면 4DX 상영관 관객 수는 영화 '트랜스포머4'와 '배트맨 대 슈퍼맨'의 경우 2.4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4.9배 높았다. '분노의 질주7'는, 4DX 관람객 수가 일반 상영관 관객보다 9배 이상 많았다.

마이클 로스 리갈시네마 마케팅 부사장은 “4DX는 미래의 영화관을 미리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는 등 관객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마이클 로스 리갈시네마 마케팅 부사장과 최병환 CJ 4D플렉스 대표가 미국 리갈시네마 LA LIVE점에서 4DX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CJ CGV는 이번 협약을 통해 다른 지역에 비해 4DX 확산 속도가 더딘 북미 지역 특수 상영관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게 됐다. 미국 시장은 영화의 종주국답게 외국의 새 기술에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중남미에선 멕시코, 브라질, 칠레 등 11개국에 54개 4DX관이 문을 연 데 비해 미국에는 리갈시네마에 3개, 마커스 시어터(Marcus Theaters)에 1개 등 4DX 극장이 총 4개뿐이다.

국내 영화사업 관련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도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4DX 상영관에 들어가는 모션체어(특수 의자)와 환경 효과 장비 개발에는 국내 관련 중소기업 50여곳이 참여한다. 섬세한 4D 프로그래밍이 핵심 역량인만큼 4DX 효과 에디터, 소프트웨어 시스템 개발자 등 국내 인력 활용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최연철 CJ 4D플렉스 미주사업총괄은 “2014년 6월 처음 미국에 4DX 상영관 도입한 후 연 평균 객석률 4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평균 객석률이 5~10% 가량인 것을 감안한다면 4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