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닌 '메이드 포 차이나' 시대
소비의 주역 주링허우 바링허우 新세대를 이해해야
전문가들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선 중국의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출생)와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출생)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류라는 무기를 가지고도 큰 수익을 못 내는 건 그만큼 중국 소비 시장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한류로 인해 한국을 찾은 요우커 중 25%만 한국 재방문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알리바바는 중국의 경제성장을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0년까지 중국의 민간소비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민간 소비 확대의 중심에는 중국의 8090허우 세대가 있다.
◆ 주링·바링허우는 소비를 즐기는 '소황제'
이 두세대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에 태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1979년 중국의 한가구·한자녀 정책 이후에 태어난 외동인 바링허우를 '소황제 세대'라 부르고, 주링허우는 그 뒤를 이어 '제2기 소황제 세대'라고 부른다. 두 세대 모두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라 소비에 익숙하고 컴퓨터와 인터넷에 능숙하며 기성세대와 비교하면 개방적이다. 또한 외동으로 가족의 과보호 속에 자라 다소 이기적인 성향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주링허우와 바링허우 세대는 현재 20~30대 나이로 중국 인구 가운데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2015년 국제연합(UN) 통계를 보면 현재 중국 총 인구 14억여명 가운데 20~30대의 젊은 세대는 31.2%인 4억3000만명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 시장에서도 이들 두 세대의 비중은 이미 지난해 45%를 기록했고, 2020년까지 53%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소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지역협력 팀장은 "주링허우와 바링허우는 이제 사회에 막 진출하거나 자리 잡은 젊은 세대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기대되는 세대이기도 하고 또한 어느 정도 경제력도 갖추고 있기도 하다. 동시에 물질적 풍요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소비에 익숙한 가운데 이제는 결혼적령기에 접어들거나 결혼, 출산 등을 경험하는 세대로 중국의 소비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기존의 소비 주체였던 중산층과 기성세대의 경제력이 더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개발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중산층도 주택 마련에 집중하고 남는 돈은 저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주링·바링허우 세대는 다르다. 소비에 익숙하며 저축에 대한 압박을 받지 않는다. 집을 꼭 사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강하고, 갖고 싶은 물건은 빚을 내서라도 사고야 만다는 얘기까지 온다. '소황제'라는 별칭에서 보듯이, 외동으로서 물질적 풍요를 누렸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안목도 높다.
◆ '싹쓸이 쇼핑'에서 개성을 중시하는 차별화된 구매로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급급해 중저가 시장에만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바링허우와 주링허우는 한국 제품을 고급이라고 보기보단, 중저가 제품으로 인식한다. 전문가들은 바링·주링허우의 지갑을 열기 위해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선화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시장이 양적인 성장에서 탈피해 질적인 성장을 모색하는 시점에서, 중국인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브랜드 파워가 필요하다"며 "예컨대, 화장품은 심미적인 목적을 충족하기 위해 구매하는 제품으로 소비자의 감성적 욕구가 충족돼야지만 재구매율이 높아지고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링·주링허우의 소비시장은 '대중(大衆)'에서 '소중(小衆)'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 '싹쓸이 쇼핑'으로 유명했던 중국 소비자들이 이제는 검증되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제품보다는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나만의 브랜드 제품을 소비하는 성향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선화 연구원은 "바링·주링허우 세대는 제품을 사들이기 전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리뷰를 살펴보는 등 까다로운 소비를 한다. 과거 중국인들이 한류 드라마를 보며 한국 연예인을 닮고 싶어하는 마음에 한국 화장품을 접하게 됐다면, 이제는 일반인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고 공유하는 후기를 통해 나에게 맞는 제품을 직접 찾는다"고 설명했다.
◆ 중국 소비자 겨낭한 '메이드 포 차이나' 마인드가 필요해
지금까지 중국에서 나온 제품을 전세계 시장에서 소비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시대였다면, 이제는 중국에 물건을 팔아야하는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 시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 예로 조미료로 유명한 한 기업은 한국에서 소고기맛 조미료를 판매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소비자에 맞춰 닭고기맛으로 변형해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애국주의 성향이 강한 점도 이용해야 한다. 이소원 전국경제인연합 지역협력 팀장은 "과거 중국이 티베트의 유혈사태로 국제적으로 반중 분위기 발생하고,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움직임도 있었지만 이에 맞서 인터넷과 집단행동을 통해 올림픽 개최 옹호 여론을 만들어 갔는데, 그 중심에 바로 바링허우와 주링허우 세대가 있었다. 이렇게 새롭게 변화된 성향들을 바탕으로 중국시장을 충분히 분석하고, 준비해서 명확한 타겟팅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