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결정한 이후 잠시 큰 폭으로 하락했던 증시가 7월 이후부터 최근 한 달여간 순탄한 상승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 넘게 떨어지며 다시 2000선 밑으로 내려갔지만, 4일에는 다시 반등에 성공하며 2000.0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700선을 회복했다.
상승세가 지속되는 동안 특히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대형주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특히 올 초 10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005930)는 2분기 실적 개선과 함께 새로 출시하는 스마트폰의 흥행 성공에 대한 기대감까지 반영되며 150만원을 넘어섰다.
국내 시가총액 규모 1위 종목인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 영향으로 함께 상승하는 IT 관련주들이 많았고, 각 국의 경기부양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최근 몇 년간 움츠러들었던 대형 제조업 관련주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IT와 함께 대표적인 제조업 수출주로 꼽히며 한 때 '전·차(電·車) 군단'으로 불리기도 했던 자동차 관련주들은 부진한 흐름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다.
업종 대표주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최근 사흘간 계속 전날대비 1% 넘게 하락하며 13만5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 16만원 수준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약 5개월만에 20% 가까이 하락한 채 별다른 반등의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 5만원 이상의 주가를 유지하던 기아차는 최근 사흘간 내리 하락하며 4만80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부진으로 현대모비스(012330)등 관련 부품, 운송주의 약세도 길어지고 있다.
자동차 관련주들이 계속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동안 누렸던 원화 약세의 효과가 사라진 데다,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끝나면서 내수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도 한층 커졌다. 자동차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만한 눈에 띄는 신차의 발표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자동차 관련주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만한 소식은 계속 들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피아트 계열의 자동차 부품, 솔루션 업체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카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는 IT와 결합된 형태의 완성차에 대한 투자도 늘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계속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파문 이후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반사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도 컸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신흥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내수와 수출 모두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미래 자동차 기술에서 눈에 띄게 앞서가지 못하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향후 벌어질 기술 경쟁에서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해 환율 효과가 다시 발생하는 등 일부 대외적인 요인 외에는 자동차 관련주들이 반등할 만한 이렇다 할 요인이 없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만약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막연한 저가 매수에 따른 시세 차익 기대보다 다양한 변수를 면밀히 체크해 신중하게 투자시점을 잡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