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 1위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인증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면서 수입차 시장 전체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는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2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지난해 국내에 6만8000여대를 판매했다. 수입차 한국법인 가운데 독보적인 판매 1위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고속성장을 거듭해 온 아우디, 폴크스바겐, 벤틀리 브랜드 32개 차종, 80개 모델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각 브랜드 전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를 맞게 됐다.
업계는 이번 배출가스 사태로 디젤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악화되면서 수입차시장 전체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가 빠진 수입차 시장 수요를 누가 가져갈까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 올해 수입차 전망치 25만5000대 달성 '빨간불'
폴크스바겐은 수입차의 대중화를 이끈 대표적인 브랜드다. '수입차=비싼 차'란 인식이 강했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3000만원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구안'과 해치백 '골프'를 잇따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출가스 사태 이후인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도 티구안과 골프의 인기는 여전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티구안은 상반기 4146대가 팔려 단일 모델 판매 1위에 올랐고, 골프는 3016대를 팔아 3위를 기록했다.
폴크스바겐은 그동안 수백만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과 무이자 할부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주력 모델의 판매량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티구안과 골프를 포함한 대다수 주력 모델이 인증취소 대상에 포함되면서 폴크스바겐은 재인증 시점까지 해당 모델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아우디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 상반기 아우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감소한 1만305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33.1%가 줄어든 폴크스바겐보단 영향이 적었지만 A4, A6 등 주력 모델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업계는 이번 사태로 수입차 시장이 잔뜩 움츠러들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수입차협회가 예측한 올해 수입차 판매 전망치인 25만5000대 달성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정재희 수입차협회 회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협회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내수 경기 침체를 반영해 내년 수입차 성장세를 보수적으로 잡있다"며 "2016년 수입차 시장은 전년보다 8.5% 성장한 25만5000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당초 협회가 전망한 성장률 8.5%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며 "하지만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의 판매가 전면 중단되면서 올해 25만5000대 도달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사태만으로 수입차 성장을 주도한 디젤차 열풍이 쉽게 누그러지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수입차 실적을 보면 디젤차 판매가 줄어든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힘과 연비 면에서 장점이 큰 디젤차 판매가 쉽게 줄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非독일 수입차·국산차…'반사이익'은 누가?
전체 수입차 시장 점유율 30% 이상에 달하는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대다수 모델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다른 수입차 브랜드나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국가별 브랜드 시장 점유율은 아우디·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를 포함한 독일차가 64.2%를 차지했다. 일본차는 14.1%를 기록했고, 영국차는 9.9%였다.
주력 모델의 가격대가 2000만~4000만원 사이인 폴크스바겐 수요를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브랜드가 흡수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고급 브랜드인 아우디 수요는 재규어·랜드로버 등 영국차가 가져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양지우 자동차칼럼니스트는 "폴크스바겐 철퇴가 독일차 3사가 주도했던 수입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다"며 "특히 일본차와 영국차 등 다른 수입차 브랜드가 영향력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폴크스바겐 판매 중단으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산차가 반사이익이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산차의 상품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대중 수입차로 이탈했던 수요가 일정 부분 되돌아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폴크스바겐 수요가 가격대가 비슷한 국산차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내수 경기가 워낙 침체된 상황이라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