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브로이 맥주 공장은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초원리에 있다. 공장 입구는 차 한대 겨우 지날 정도로 도로 폭이 좁다. 세븐브로이 김강삼 대표가 최고의 맥주를 만들 양조장 부지를 1년 넘게 물색한 끝에 찾은 부지라고 한다. 김 대표는 "강원도 횡성군 지금의 공장 부지를 찾아오니 너구리 세 마리가 피하지도 않고 맞아줘 '야생 동물이 있는 이곳이 청정지역이다 싶어 양조장 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인연으로 세븐브로이 병맥주 목 부분에는 너구리 캐릭터가 있다.
세븐브로이 맥주를 전량 생산하는 이곳 횡성 공장의 책임자 윤진수 공장장은 대학에서 기계를 전공했으나 친척인 김강삼 대표의 권유로 수제맥주 제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서울역사의 수제맥주 전문점 트레인스에서 맥주 만들기를 시작했으니 벌써 13년이 지났다.
"2003년 독일에서 수제맥주 설비를 들여오면서 같이 온 브루마스터(맥주 제조 장인) 매튜 칼라한씨에게서 6년 동안 도제식으로 수제맥주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세븐브로이 맥주는 호프(맥주의 쌉싸름한 맛을 결정하는 원료)가 일반 맥주보다 많게는 10배까지 많이 들어가 맛과 향이 훨씬 진합니다."
대량생산 맥주와 다품종 소량생산 위주인 수제맥주 제조의 가장 큰 공법 차이는 하이 그래비트(High Gravity) 공법을 쓰느냐, 오리지날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쓰느냐이다. 하이 그래비티 공법은 맥주 원료투입 때부터 맥즙(발효해서 맥주가 되는 것)을 진하게 해서 알코올 도수를 7~8도로 높인 뒤 병이나 캔에 맥주를 담기 직전에 20~30%의 탄산수를 첨가해 도수를 4~5도로 낮추는 공법이다.
반면에 오리지날 그래비티 공법은 맥즙의 농도를 처음부터 최종 제품 알코올 도수인 4~5 정도에 맞추어 나중에 탄산수 첨가를 최대한 억제하는 공법이다. 하이 그래비티 공법의 장점은 처음에 알코올 도수를 높여 보관하는 만큼 발효, 숙성용 보관 탱크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있다. 또 초기에 맥즙을 진하게 만드는 만큼 오랫동안 맥주 향이 풍부해진다고 한다. 국내 대부분의 맥주 뿐 아니라 버드와이저, 칼스버그, 하이네켄 같은 글로벌 맥주도 이 공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수제맥주는 오리지날 그래비티 공법을 사용, '물 타지 않은 맥주'임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윤진수 세븐브로이 공장장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맥주는 보리, 효모, 호프 외엔 일체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야 제대로 된 맥주입니다. 알코올 도수를 일부러 높여 나중에 물을 타서 도수를 낮추면 그만큼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런 제조 방식은 주정에 물을 섞어 희석식 소주를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오리지날 그래비티 공법은 세븐브로이만 채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의 클라우드 맥주, 하이트의 퀸즈 에일 등은 오리지날 그래비티 공법으로 맥주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맥주는 하이 그래비티 공법으로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싱겁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한국 맥주는 "물 타서 싱겁구나" 라는 지적까지 받게 됐다.
이쯤 되면 과연 맥주의 적절한 알코올 도수는 얼마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국산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대부분 4~5도 사이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외국 맥주 중에는 10도 이상 되는 제품도 적지 않다. 또 알코올 도수 2~3도 맥주도 있다. 알코올 도수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맛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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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하이트로 양분된 국내 맥주시장에 '제 3주자'로 뛰어든 세븐브로이 실적은 어떨까? 작년 세븐브로이는 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4억 매출에 불과했던 2012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0배 이상의 실적을 올린 셈이다. 세븐브로이는 병, 캔 형태 제품을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있고, 400여 군데 수제맥주 전문점에 생맥주를 납품하고 있다.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6층 등 세븐브로이 펍 10여 군데 직영점도 운영하고 있다. 중국, 홍콩 수출에 이어 미국 수출도 눈 앞에 두고 있다.
세븐브로이가 공략하고 있는 시장은 수입맥주 시장이다. 일반 맥주에 비해서는 가격이 2배 정도 높아 국내 맥주는 경쟁 상대로 보기 어렵다. 윤진수 공장장은 "수입맥주는 우리가 만드는 맥주처럼 다품종 소량 위주이고 가격도 비슷해 해 볼만 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브로이는 앞으로 감귤, 자두 등 국산 과일 성분이 들어간 맥주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소량생산 체제인 세븐브로이는 소비자 취향의 빠른 변화를 곧바로 제품 개발, 생산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러면서도 무더운 적도를 지나면서 배멀미를 할 수밖에 없는 수입맥주와 달리 신선하다는 점도 큰 매력이지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은 생산 지역을 벗어나면 날수록 향이나 풍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븐브로이 윤진수 공장장의 '국산 수제맥주' 찬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