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014년 4월 SK건설에 대해 경인운하사업 입찰에서 담합했다며 5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과 관련, 법원은 "공정위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공정위의 처분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해 2009~2011년 공사를 마친 경인아라뱃길의 모습.

서울고등법원 7행정부(재판장 윤성원)는 SK건설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담합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는 "경인운하사업 등 입찰에서 대형건설사들이 공구분할을 합의했다"며 2014년 4월 3일 SK건설 등 11개 건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과징금 991억원을 부과했다. SK건설은 과징금 56억원 등을 부과받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판결이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현재 진행중인 다른 건설사의 행정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경인운하사업은 2009년 1월 23일 6개 공구로 분할 발주됐다. 입찰 결과,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이 각각 1,2,3공구에 낙찰됐고 6공구의 경우 SK건설이 수주했다. 6공구 입찰에는 SK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3사가 참여했다.

공정위는 SK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3사가 6공구 입찰에서는 경쟁하되, 서로 타사가 선점한 공구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구분할 합의'를 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2009년 1월 7일 건설사 6개사 상무급 모임에서 각사 경인운하사업 참여공구를 조율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이 사건과 유사한 시기에 발주된 '4대강 살리기 사업', '인천도시철도 2호선 사업',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설공사 사업' 등에서 SK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공구분할 합의에 따른 담합을 한 사실이 있다"면서 "경인운하사업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공동행위를 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정위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SK건설 S 상무가 2008년 12월까지 다른 회사에 다니다가 2009년 1월 28일 SK건설에 입사했는데, 공정위는 S 상무가 SK 입사 전인 2009년 1월 7일 모임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며 "공정위가 지목한 시점에 S 상무는 경기도 화성에서 아내와 여행 중이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언론에 각 사 다른 공구 지정 가능성이 보도된 것을 감안할 때 6개사 상무들이 모인 자리에서 각 사 희망 공구를 이야기할 수는 있다"며 "이런 의견을 나눴다고 해서 부당한 공동행위(담합)를 합의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담합의 외형이 존재한다고 해서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담합에 대한 증명 책임은 공정위에 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했다.

경인운하사업은 18km의 주 운수로를 주축으로 항만, 제방, 도로, 교량, 배후 물류단지 등의 시설물을 건설하는 대규모 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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