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8월 6일(현지시각) 개막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양궁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아 비인기종목인 양궁 후원에 나서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은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을 제치고 우승을 확정짓자, 정 부회장에 달려가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리우 올림픽에서도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 부회장은 평소에도 시간이 날 때면 양궁 선수들의 훈련을 참관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정 부회장의 아버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시절부터 내려온 양궁 사랑은 대를 이어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여자양궁단을, 현대제철은 남자양궁단을 운영중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은메달을 딴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지구촌의 축제 ‘리우올림픽’이 다가오면서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회장님’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자신이 후원하는 스포츠 종목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것은 물론 자제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경우도 있다.

◆ 최태원 회장 “여자 핸드볼, 좋은 성적으로 자신감 달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촌을 방문, 대한민국 선수단을 격려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회장은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눌 정도로 깊은 애정을 보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상태에 있다.

삼성은 이 회장을 대신해 7월 8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서울 태릉선수촌을 찾았고 격려금 5억원을 전달했다. 김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로 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앞줄 가운데)이 올해 7월 6일 태릉선수촌에서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 선수단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장인 최태원 SK 회장은 6월 25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6 국가대표 핸드볼 한·일 정기전’을 관람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대표되는 우리 핸드볼이 리우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으로 국민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심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7월 6일에도 태릉선수촌을 방문,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리우올림픽 현장에 직접 갈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핸드볼협회장인 만큼 선수들을 응원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다”고 말했다.

◆ 한화家 셋째 아들 승마 경기 출전...KT 소속 진종오 사격 3연패 도전

김승연 한화 회장에게 리우올림픽의 의미는 남다르다. 김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이 태극마크를 달고 마장마술 개인전에 선수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김동선 팀장은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3연속 금메달을 땄고, 지난해 9월 리우 올림픽 국제선발전 마장마술에서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김동선 팀장은 한화의 면세점 사업을 챙기는 등 바쁜 일과 속에서도 국가대표로서 강도 높은 훈련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연 회장은 리우올림픽 현장에서 아들의 경기를 직접 참관하지는 않고 국내에서 하반기 경영구상과 응원에 나설 예정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7월 11일 KT스포츠 소속으로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사격·하키 선수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가졌다. 사격의 진종오, 한승우와 여자하키의 한혜령, 김보미, 서정은, 장희선, 정해빈이 주인공이다. 진종오 선수는 세계 사격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50m 권총)에 도전한다.

황창규(왼쪽 두번째) KT 회장, 김준교(왼쪽 첫번째) KT스포츠 사장이 리우올림픽 여자하키 종목에 출전하는 한혜령, 서정은, 김보미, 정해빈, 장희선(오른쪽 첫번째부터) 선수와 환담하고 있다.

황 회장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과 함께한 오찬에서 “6만여 KT그룹 임직원 모두는 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플레이를 펼치도록 열성을 다해 응원할 것”이라며 “국민기업 KT 가족에 걸맞게 국민에게 힘을 주는 선전을 펼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GS 회장)은 7월 12일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단과 지도자를 격려했다. 허 회장은 “리우올림픽은 남미에서 열리는 최초의 올림픽이라는 의미가 있는 만큼 4회 연속 세계 10위 이내의 성적을 달성해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이 사업재편, 검찰 수사, 경기침체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올림픽을 통해 기업 이미지 쇄신은 물론 총수들의 ‘스포츠 마케팅’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