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쌍용자동차 등 자동차 업계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을 포함한 조선업계가 오는 30일부터 집단 휴가를 떠나는 등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됐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들은 산적한 현안으로 대부분 정상 출근하거나 조용히 집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심근경색증으로 2년째 투병 중인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직 올해 휴가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이후 눈에 띄는 외부 활동도 없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현재 추진 중인 그룹 사업 재편에 관한 구상 등을 하면서 여름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통상 8월 초에 일주일 정도 휴가를 보냈다. 올해는 이 기간에도 회사와 서울 한남동 자택을 오가며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4% 줄면서 올해 목표치(813만대) 달성에 비상이 걸린 데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등 임금단체협상도 난항이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 사장단에 오는 10월까지 '경영 혁신안 제출'을 요구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별다른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구본무 LG 회장은 내달 초 자택에 머물면서 휴가를 대신하기로 했으며,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7일부터 3박 4일간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전경련 하계 포럼'에 참석한 후 며칠간 자택에서 쉬기로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리우올림픽 승마 종목에 출전하는 셋째 아들 동선(한화건설 팀장)씨를 응원하러 가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해 국내에 머물며 경영 전략 구상에 전념하기로 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회사에 정상 출근하며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한진해운 구조 조정 작업에 매달려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은 항공 성수기인 여름에는 휴가를 가지 않고 정상 근무를 해왔다"며 "한진해운 구조 조정 등 당면 과제 해결로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 인수 전략을 짜느라 별도 휴가는 가지 않을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여름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직접 챙겨야 하는 현안이 많아, 대부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