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상품권에 간절곶 셔틀버스’… 유통업계 포켓몬고 마케팅 열기

증강현실(AR)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Pokémon Go)’ 열풍이 유통업계에 불어닥쳤다. 이커머스, 대형마트, 호텔 등 다양한 업체들이 포켓몬을 모티프로 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포켓몬 고의 인기를 등에 업고 관련 상품의 ‘특수(特需)’를 누려보겠다는 의도다.

11번가는 해외여행 상품권을 경품으로 내걸었고, 롯데마트는 장난감 전문몰인 토이저러스몰에 포켓몬 관련 상품 전문존을 설치했다. 속초와 울릉도에 이어 울산이 포켓몬 고 실행 가능 지역으로 알려지자 신라호텔은 25일부터 신라스테이 울산에서 간절곶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 11번가 "11몬 잡으면 해외여행 상품권"… 롯데마트, 포켓몬 카드 예약 판매

11번가는 포켓몬 고 게임에서 착안한 ‘11몬 고’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11번가 스마트폰 앱에서 쇼핑하다가 11몬이 나타나면 바로 클릭해 11몬을 잡으면 된다. 스마트폰을 들고 돌아다니다가 포켓몬을 발견하면 포켓볼을 던져 잡는 포켓몬 고 게임과 설정이 비슷하다.

포켓몬 고에서 설정을 따온 ‘11몬 고’ 프로모션.

스포츠, 생필품, 가구, 가전 등 11번가 쇼핑 카테고리 곳곳과 기획전 코너 등에 11몬이 숨겨져 있는데, 이 캐릭터를 획득한 후 응모하면 경품을 제공한다. 가장 빨리 11몬을 획득한 고객에겐 15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 상품권을 증정하고, 11몬 11마리를 획득한 고객 605명에겐 13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권, 속초 왕복 버스 티켓, 장바구니 쿠폰을 준다. 11몬 6마리를 잡은 고객 6000명에겐 11번가 포인트를 지급한다.

토이저러스몰을 운영하는 롯데마트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7일 국내 정식 발매될 ‘포켓몬 카드 11탄’의 사전 예약 판매를 단독으로 진행하고, 카드 여러 장을 구매한 고객 500명(선착순)에겐 희귀 카드를 증정한다.

토이저러스몰 포켓몬 전문존.

북미에선 2004년부터 포켓몬 TCG(Trading Card Game) 월드챔피언십이 개최될 정도로 포켓몬 카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닌텐도의 자회사인 포켓몬 컴퍼니(The Pokémon Compan)는 2009년부터 포켓몬 TCG 월드챔피언십에 비디오 게임(Video Game) 부문을 추가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선영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는 “포켓몬 카드는 신상품 출시 때마다 월 1만개 가량이 판매되는 인기 품목”이라며 “포켓몬스터 탄생 20주년을 맞아 토이저러스에서 포켓몬 관련 상품 전문존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이저러스몰에서 단독 판매 중인 포켓몬 카드 신상품.

◆ 신라호텔, 울산 프로모션… 포켓몬 캐릭터 상품 매출 늘어

포켓몬 고 게임 가능 지역(속초, 울릉도, 울산)과 연계한 프로모션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속초와 울릉도에 이어 울산이 포켓몬 고 실행 가능 지역으로 알려지자 신라호텔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신라호텔은 25일 “신라스테이 울산에서 간절곶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키로 했다”며 “와이파이에그를 제공하고 배터리 팩도 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고의 헌터를 선발해 신라스테이 베어 인형도 선물하기로 했다.

신라스테이 울산 외관.

울산에선 지난 22일부터 간절곶과 서생면사무소 일대에 포켓몬 고 게임이 실행됐다. 지난 주말에만 1만6000명이 간절곶을 다녀갔다. 울산시는 포켓몬 고 서비스 지원 대책회의를 열고 서비스 상황실을 가동하기로 했다.

게임 인기에 힘입어 포켓몬스터 캐릭터 상품은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포켓몬 상품의 판매량이 전주에 비해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11번가에서는 포켓몬 관련 장난감 판매량이 57% 늘었고, 쿠팡, 티몬, 위메프에서도 관련 상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