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는 지난 21일 개장과 동시에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유심히 살폈다. 장 중에도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꾸준히 체크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이렇게 예민하게 주가 추이를 살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들이 삼성전자 주가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연일 1년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000원(0.19%) 오른 154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실적 잠정 발표 이후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숨고르기 양상으로 소폭 주가가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기록한 것은 29일 이후 17거래일 중 5일에 불과하다. 이 기간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10.5%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가총액이 크고 코스피지지수에 영향을 많이 주는 종목이기 때문에 10% 상승이 투자자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펀드매니저의 고민은 일단 '삼성전자의 주식을 더 매수해야 하느냐'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펀드의 삼성전자 편입비율은 10%에도 못 미친다. 이 정도 비중으로는 최근 벤치마크(코스피200 등 각 펀드가 제시한 기준) 수익률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비중을 늘려야 펀드 수익 관리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펀드매니저들이 덮어놓고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기도 어렵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역대 최고치인 157만원을 기록한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K자산운용의 임원급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는 종목 특성상 한번 상승세가 붙으면 무섭게 오른다"며 "각 펀드자금이 우루루 몰리기 때문에 이젠 사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식에 한 쪽 펀드 자금이 몰리면 다른 펀드들도 수익관리를 위해 삼성전자를 우후죽순 매입할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한 번 더 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H자산운용의 한 펀드매니저는 "2~3일 사이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더 오른다는 목소리가 더 우세해졌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꺾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며 "지금 뒤따라 샀다가 수익관리는 커녕 매입 단가만 높일까봐 아직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고점을 찍고 꺾어지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 펀드자금을 지금 삼성전자에 집행하기 어렵다.
펀드매니저와는 달리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삼성전자의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국투자증권 안혁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상승기에 접어들었다. 190만~230만원까지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 장희종 연구원도 "IT주를 비롯한 경기민감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며 "상승이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