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공급과 저수지, 방조제, 용배수로 등 농업기반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가뭄과 홍수 등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면서 농업용수와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주도에서만 생산됐던 애플망고와 패션후르츠는 내륙지방으로, 대구가 주산지였던 사과는 남한 최북단인 양구까지 북상하는 등 농작물 경작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스마트한 농업용수 관리
농업용수 관리체계는 '관행적 물관리'에서 객관적 계측 자료에 근거하는 '과학적 물관리'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공사는 광주전남혁신도시 신사옥에 물관리 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근무 체제로 급수관리와 재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각 부서의 물 관련 데이터도 통합해 관리한다. 공사는 자체 개발한 '농촌용수 종합정보 시스템'과 '농업기반시설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저수지 및 수로 시설과 물관리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두 가지 시스템을 통합한 '수자원 종합관리체제'를 구축하기로 하고 현재 세부 과제를 선정해 개발 추진 중이다. 공사는 모바일 기기로도 저수율 현황과 가뭄 상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전국 저수지의 저수율과 저수량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상황실에선 이 시스템을 이용해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3387개의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과 공급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평년 대비 저수율을 따져 물이 풍부한 지역의 저수지·하천수·저류시설에서 저수량이 부족한 저수지로 물을 옮긴다. 지난해 극심한 가뭄 속에서도 제때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었던 것도 적극적인 농업용수 관리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엔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경기도 여주시 이포보에 저장된 물을 임시 관로로 끌어와 경기도 어은저수지에 물을 댔다.
◇기후 변화 대비한 장기 대책도 추진
공사는 올해엔 장마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노후저수와 공사 현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했다. 1분기 '국가 안전대진단' 결과 전국의 농업용 저수지 3379곳 중 273곳이 긴급 보수가 필요한 D등급을 받았다. 공사는 이 중 233곳에 대해 현재 개보수를 진행 중이고 나머지 40곳에 대해선 정밀안전진단 후 보수를 추진할 방침이다. 위험 표지판 1335개와 안전난간 및 펜스 1만5157m도 새로 설치했고, 현수막 설치와 캠페인 활동 등 안전사고 예방활동을 벌였다.
장기적으로는 저수지, 하천, 지하수 등 다양한 수원을 연계 운영해 강우 패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 배수갑문과 저수지 등 낡은 대규모 농업기반시설의 홍수 배제 능력도 보강하고 있다. 기존 농업용 저수지는 기능 유지 중심의 '소극적 개보수'에서 벗어나 제방을 늘려 이수, 치수 능력을 향상시키는 '적극적 개보수'를 하고 있다. 시설농업단지의 고질적인 지하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엔 지하수 인공함양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시범사업이 사업성 검증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된다면 시설농업단지 2300㏊(695만평)의 지하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공사 관계자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 발생에 대비한 농업용수의 체계적 관리는 식량 안보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농어촌 지역에 대한 재난, 재해 예측을 통해 신속한 대응 체계를 갖춘다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농업재해 보상체계와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