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단지 오거리. 자동차용 카메라 회사 엠씨넥스가 '미러리스(mirrorless·사이드 미러가 없는) 자동차'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겉모습은 일반 차량과 다를 게 없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싼타페'. 이 차량에는 전·후방과 양쪽 앞 문에 소형 카메라 6대가 장착됐다. 운전자는 좌·우회전을 하거나 차선 변경을 할 때 사이드 미러 대신 차량 내 디스플레이 화면을 확인했다. 200만화소급 카메라로 촬영된 실시간 영상은 사각지대 없이 차량 주변 360도 시야를 선명한 화질로 보여줬다. 3D 모드를 실행하자 좌·우 차선 상황은 물론 주행 차선 상황이 모니터에 보였다. 핸들을 왼쪽으로 돌리자 좌측 영상이 확대됐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미러리스 자동차는 별도의 사이드 미러가 필요 없어 공기저항이 줄고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며 "운전자 시야의 사각지대가 없어져 교통사고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자동차 디자인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미러리스 자동차가 조만간 거리를 다닐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자동차에 사이드 미러, 룸 미러의 장착을 의무화한 현행 자동차 보안 기준을 바꿔, 카메라와 실내 모니터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도 올해 말까지 사이드 미러 대체를 허용하는 법규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동차·자동차부품 회사들은 규제가 풀리자 미러리스 시스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GM은 룸미러에 적용 가능한 후방 디스플레이 기술을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캐딜락과 쉐보레 볼트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BMW는 일본 자동차부품 업체 JVC켄우드와 손잡고 3대의 카메라 영상을 합성해 파노라마 영상을 제공하는 룸미러를 개발,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6'에서 공개했다. 도요타도 지난해 10월 열린 '도쿄모터쇼'에서 운전석 앞에 놓인 모니터로 차량 밖 상황을 확인하는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안전성만 확보한다면 오는 2018년부터 출시되는 차량의 상당수는 사이드 미러를 제거한 미러리스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존 사이드 미러보다 카메라로 측면 관찰이 쉬워지면 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자동차에 들어가는 카메라 탑재가 증가,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