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인 중국 비야디(比亞迪·BYD)에 5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한다. 전기차와 스마트폰 부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로 풀이된다.

15일 삼성전자는 BYD가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금액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중국법인이 최근 BYD와 신주 인수를 위한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BYD가 삼성전자에 신주를 배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금액은 약 30억위안(약 50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BYD의 지분 2%를 확보하게 된다.

BYD는 충전 배터리 제조회사로 시작해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대수 기준(약 6만대) 세계 최대 신에너지 자동차 기업에 올랐다. 자동차시장에 뛰어든 건 2003년 친촨(秦川)자동차를 인수하면서부터다. BYD는 월가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해 유명해진 기업이기도 하다. 홍콩과 선전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다.

삼성전자는 BYD 투자를 두고 "전기차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반도체는 내외부의 온도, 압력, 속도 등 정보를 인지하는 센서와 각종 기능을 제어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 모터 구동 등에 쓰이는 반도체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이지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걸음마를 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본 르네사스나 유럽 인피니언 등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BYD와의 협력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삼성전자가 그간 BYD에 종 센서를 포함한 차량용 반도체와 LCD를 공급해왔으며, 이번 투자로 공급 확대를 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자동차 부품을 미래 먹을거리로 점찍고 지난해 전장사업팀을 새로 꾸렸다.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는 많은 차량 부품 중에서도 차량 반도체를 비중 있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자동차의 원가에서 반도체 등 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40%까지 이른다.

올해 초 삼성전자 부품솔루션(DS) 부문에 차량용 반도체 개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고, 지난 4월에는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담당할 전용 라인을 할당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는 인포테인먼트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DAS(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개발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분 투자가 삼성전자의 계열사 삼성SDI의 배터리 납품처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SDI는 중국 정부의 전기버스용 배터리 인증을 받지 못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SDI의 납품처 확보화는 무관한 투자"라고 했다.
삼성전자(005930)관계자는 "삼성전자는 BYD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라며 "구체적인 투자금액과 지분 등은 최종 확정된 후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