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7~9월)가 다가오면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운임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선박 공급 과잉으로 올해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던 운임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해운업계에서는 세계 경기 침체를 감안할 때 해운 운임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는 상하이발 미국 서해안행 운임이 1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166달러(7월 8일 기준)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1FEU당 753달러에 그쳤던 상하이발 미국 서해안행 운임이 3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54% 상승했다.

상하이발 유럽행 운임은 6월 30일 1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680달러에서 7월 1일 1206달러로 77% 올랐다가 7월 8일 932달러로 떨어졌다.

영국 펠릭스토우 항구 전경

해운업계의 대표적인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7월 1일 752까지 올랐다가 7월 8일 677으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677은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 3월(257)보다 163% 상승한 수준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는 2009년 10월 16일 운임을 1000으로 보고, 매주 운임 변동 상황을 지수화한 SCFI를 발표하고 있다.

벌크선 운임 상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도 726(7월 13일 기준)으로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BDI는 지난 2월 사상 최저 수준인 290을 기록하는 등 줄곧 바닥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최근 철광석, 곡물 등 건화물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모든 선형에 걸쳐 벌크선 운임이 늘었다.

해운업계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으로 소비가 많아지는 4분기를 앞두고 물동량이 늘어나는 3분기를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는다. 각종 운임은 매년 3분기가 시작되는 7월에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간다.

유럽 항로의 경우 머스크, CMA‧CGM 등 대형 컨테이너업체들이 '자발적 운임인상(GRI)'에 나서면서 운임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해운업체는 자체적으로 운임 인상률을 정한 뒤 개별 화주들과 협상해 운임을 올리기도 한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하절기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물동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선사들의 공급조절로 수급여건이 개선돼 운임이 상승했다"고 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국내 해운업체들은 본격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수익 극대화 방안 마련했다. 한진해운은 유럽 지역에서 기항지와 운항일수를 줄이는 아시아‧유럽간 프리미엄 익스프레스 서비스 등을 내놓으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우리나라와 철강, 건설, 가전 등 분야에서 경제 교류 확대가 기대되는 이란 등 신흥 시장에서의 영업 확대 방안도 준비 중이다.

현대상선은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확보하는 등 주력 선박을 대형화하고 있다. 1만TEU급 컨테이너선 5척은 현대상선 주력인 미국 동해안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해외 터미널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대만 카오슝 터미널에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처리할 수 있는 초대형 겐트리 크레인 4대를 확보했다.

해운업계는 성수기를 맞아 운임이 상승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에 이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해운업계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 불황이 끝났다고 보려면 지금보다 운임이 2~3배는 더 올라야 한다"며 "성수기에 오른 운임이 최대한 천천히 떨어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이사는 "해운산업은 세계 경기 흐름에 종속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따로 떼어 놓고 볼 수 없다"며 "계절적 요인으로 성수기가 시작됐지만, 세계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운업의 어려움이 끝났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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