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문제를 일으킨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허위·조작한 서류로 인증받은 모델에 대해선 판매를 정지하는 등 행정처분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판매한 차는 리콜을 명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최근 소음·배기가스 시험 성적서를 조작한 차종 명단 등을 담은 '행정처분 협조 요청 공문'을 환경부에 보냈다.

문제로 지목된 차량은 폴크스바겐그룹 30여 차종, 70여개 모델이다. 이는 폴크스바겐이 한국에서 판매한 차량의 70%에 해당한다. 2007년 이후 10년간 국내 판매한 차량 25만대 가운데 10만~15만대가 행정처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아우디 RS7과 아우디 A8, 골프 1.4 TSI, 골프 2.0 GTD, 벤틀리 일부 모델 등 폴크스바겐그룹 여러 브랜드 차종이 소음·배기가스 시험 성적서를 조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차량의 판매가 금지되면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는 잠정 휴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폴크스바겐 로고.

◆ 수입차업계, 폴크스바겐 철퇴에 충격

폴크스바겐이 철퇴를 맞았다는 소식에 수입차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향후 다른 수입차 업체에 비슷한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폴크스바겐에 내린 결정이 선례로 적용될 수 있다.

폴크스바겐은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 미국 당국과 소비자들에게 147억 달러(한화 17조원)를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시스템을 조작한 2000㏄급 디젤 차량 소유주 47만5000명에게는 1인당 5000~1만 달러(한화 590만~118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폴크스바겐은 배출가스 저감장치 차량 개발을 위해 연구비용 20억 달러(한화 2조4000억원)도 미국에 낼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환경부에 세 번이나 제출한 리콜 계획서는 부실 기재로 승인되지 않았다. 미국과 달리 '임의조작'도 인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 괘씸죄가 적용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검찰은 지난 1일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의 해명 자료는 변명에 불과하다"며 불성실한 조사 태도를 질타했다. 당시 검찰은 "환경부의 리콜계획서 제출 명령에 결함 원인을 부실 기재하고, 자료 제출 요구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며 "본사가 독일 정부에 제출한 자료도 우리에겐 제출한 적이 없다"고 했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이 세계적으로 임의조작을 인정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이는 나라마다 법과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조작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은 도의적으로 책임이 있지만, 유럽이나 한국에서 법을 어기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검찰에 적발된 폴크스바겐의 혐의 내용.

◆ 정부 눈치보느라 '' 닫은 수입차 업계

수입차 업계는 이번 폴크스바겐 문제에 대해 선뜻 편을 들지도, 비판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를 회원사로 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이번 폴크스바겐 사태에 대해서는 할 말도, 할 수 있는 말도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수입차 회사 임원 A씨는 "지금 상황에서 폴크스바겐 편을 들었다가는 정부의 눈 밖에 날 것"이라며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는 폴크스바겐 이야기도 일리가 있지만, 대놓고 역성을 들 수 없다"고 말했다.

새로 제작된 폴크스바겐 차량이 철도로 운송되는 모습.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검찰에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발표가 나와야 대응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원 판결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허위·조작한 서류를 이용해 자동차 인증을 받았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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