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금융권에서 9명의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만료된다. 현직 CEO의 연임 여부에 따라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금융권 CEO 인사는 대통령 선거(2017년 12월)를 1년여 앞둔 시점에 진행되는 것이라 정권 낙하산 논란 등 적잖은 잡음이 예상된다. 이미 일부 금융공기업의 경우 차기 CEO 자리를 놓고 전·현직 경제 관료들과 내부 인사들이 경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신한금융 회장 조용병·위성호 2파전… 이광구·권선주 행장도 12월 임기 만료

(왼쪽부터)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신한카드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신한카드와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예탁결제원,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한국수출입은행,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은행장 등의 CEO 임기가 차례로 만료된다.

먼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임기가 8월에 끝난다. 위 사장은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구도를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 사장의 2파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위 사장의 연임 여부가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 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 끝난다.

누가 차기 신한금융 CEO를 차지하더라도 대대적인 계열사 CEO 물갈이 인사가 있을 전망이다.

오는 12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 행장은 2014년 말 취임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이 행장은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 중 우리은행 실적을 개선했고, 위비뱅크(모바일뱅크)와 위비톡(모바일메신저) 등 중점 사업도 정상 궤도에 올려놨다.

금융당국이 민영화가 진행되는 중에 우리은행장을 교체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이순우 전 행장(현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까지 두번 연속 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차기 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에서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권 행장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전 기업은행장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사례는 단 한번 뿐이다. 이미 안팎으로 차기 기업은행장을 노리는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에서는 기업은행 출신이 새 행장에 오르기를 내심 바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 금융공기업 수장도 대거 임기 종료… 임기 말 낙하산 논란 번질까 우려

9월에는 서근우 신보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신보 이사장은 내부 규정상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그러나 전직 신보 이사장 중 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신보 이사장 선출에는 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신보는 이르면 이달 말 모집 공고를 내고 후임 이사장 선출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만 캠코 사장(11월), 김한철 기보 이사장(내년 1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내년 3월)도 곧 임기가 만료된다. 캠코와 기보 역시 현직 수장의 연임 사례가 거의 없어 CEO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덕훈 행장 역시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들 금융공공기관 후임 CEO에는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출신 관료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세월호 참사 이후 불거진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으로 공공기관장에 정부 인사를 내려보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 점을 감안할 때 민간 출신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박근혜 정부가 임기 말 무리하게 낙하산 인사를 공공기관에 내려보낼 경우 '낙하산 인사'라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야당에 패한 여권(與圈))이 공공기관 인사에 낙하산을 내려보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