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에서 갤럭시의 1위 탈환인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2014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8조원대를 기록할 것을 전망된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IM(IT모바일)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IM 부문이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1위를 탈환하지 못하더라도 애플과 격차를 크게 줄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부문도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낸드플래시와 미세공정의 기술력 우위를 토대로 2분기에도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부분의 영업이익은 2조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에어컨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갤럭시 S7의 인기몰이를 뒷받침한 요인은 크게 다섯가지다. 우선 갤럭시S7을 예년보다 한달 일찍 조기에 출시하면서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또 갤럭시S6와 달리 엣지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부품들의 공급이 원활한 것도 한몫했다. 갤럭시S6에 비해 디자인 측면에서 극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여러가지 단점들이 보완됐다. 갤럭시S7에서는 갤럭시S6에서 빠진 방수·방진 기능과 메모리 슬롯이 부활했다. 이러한 승부수를 통해 갤럭시S7은 애플의 텃밭으로 불리던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애플 아이폰6S와 아이폰SE 등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해 갤럭시S7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도 호재였다.
① 갤럭시S7 초기흥행
갤럭시S7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인 출시 2주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전작인 갤럭시S6의 경우 약 20일이 걸렸다.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대수는 출시 3개월만인 지난달까지 총 2500만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초 갤럭시S7은 1분기에 700만대 가량 팔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를 끌면서 950만~1000만대 이상 판매됐다"며 "이러한 인기가 2분기에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초기 흥행은 전작의 뼈아픈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은 게 주효했다. 지난해 디자인으로 호평받았던 갤럭시S6 시리즈는 일반 모델과 엣지 모델 간 카니발라이제이션(제품간 내부 잠식효과)이 일어나고, 엣지 모델의 수율(불량없는 양산률)을 높이지 못해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S7 엣지 비중을 대폭 늘렸고 엣지의 판매 비중은 50%를 웃도는 수준"이라며 "그 결과 올해 2분기 IM 부문 영업이익이 2014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4조원을 웃돌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② 갤럭시S7, 2분기 북미 시장 1위 탈환?
5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8.8%를 기록해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에 1위 자리에 복귀했다. 1년 전만 해도 33.9%로 1위를 유지하던 애플은 2위(점유율 23%)로 밀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분기 북미시장에서 1400만~1500만대의 갤럭시S7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직 시장조사기관의 2분기 북미 판매량 집계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하거나 애플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공개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갤럭시S7 시리즈의 출시 첫달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6보다 25% 많았다. 지역별로는 미국에서 30%, 서유럽은 20%, 중국에선 10%가량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진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의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국의 주요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은 비수기인 1분기 판매량을 끌어올리려고 갤럭시S7 판매에 집중했다"며 "실제로 현지 이동통신사들은 가상현실(VR) 헤드셋 번들 판매와 1+1 판매 등을 통해 높은 판매량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7이 미국 시장에서 유독 많은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3월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뒤 4월, 5월, 6월에도 인기가 이어져 내부적으로도 북미 점유율 1위를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③ 방수방진·메모리 슬롯 차별화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서 빠졌던 방수방진 기능과 메모리 슬롯을 갤럭시S7에 탑재했다. 갤럭시S6의 경우 일체형 유니바디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두 기능이 빠져 '애플과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갤럭시S7은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로부터 방수방진 'IP68' 등급을 받았다. IP68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먼지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돼야 하며, 1.5m 수심에서 30분 이상 버틸 수 있어야 한다.
북미 시장의 경우 전통적으로 아웃도어 관련 기능이 인기를 얻는 지역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방수방진과 충격에 강한 별도의 제품인 '갤럭시 액티브' 시리즈를 북미 시장에서 출시해왔다.
애플 아이폰6S의 경우 방수방진 기능이 없고 메모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고용량의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물론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지만 데이터 사용과 통신환경에 따른 불편함이 존재한다.
갤럭시S7 시리즈는 사용빈도가 잦은 USB 충전 단자와 이어잭 등 외부 단자와 연결하는 부품의 재질을 니켈(Ni)과 백금(Pt) 등 물에 부식되지 않는 성분으로 채택했다. 또 부품과 케이스(case) 간 틈을 차단하는 자체 방수 처리 기술을 적용해 물이나 먼지를 막는 덮개가 필요없는 일명 '캡리스(capless) 디자인'을 구현했다.
④ 애플 아이폰6S의 부진…중저가 라인업 부족
애플의 부진도 삼성전자 판매량 증가에 한 몫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 갤럭시S7을 조기출시 한 것도 애플 아이폰6s의 수요가 약해졌다는 판단한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을 공개한 직후인 3월 11일 글로벌 지역에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가칭)도 8월 초 미국 뉴욕에서 공개행사를 연 뒤 곧바로 출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동안 노트 시리즈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 출시됐다. 오는 9월 출시를 앞둔 애플 아이폰7 시리즈를 견제하기 위해 조기출시 전략을 다시한번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애플 아이폰6S의 판매 부진 정황은 세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이폰 부품업체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1분기에 이어 2분기 생산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가량 감산을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아이폰6S의 판매 부진으로 신제품 아이폰7을 조기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마이드라이버스(MyDrivers)는 아이폰6S의 판매량이 감소해 아이폰7이 당초 예정된 올해 9월보다 일찍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분석해 아이폰6S의 판매 둔화를 언급했다. 아이폰6S 출하 물량은 지난해 4분기 7550만~7700만대에서 올해 2분기에는 4700만~5100만대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인 S를 중심으로 A(중가), J(저가), Z(초저가) 라인업 등으로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반면 애플의 경우 중저가 모델인 아이폰SE를 출시했지만 아직 시장에서 큰 반응이 없는 상태고 애플의 판매실적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신흥시장에서의 결과물이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⑤ 삼성전자, 중저가의 힘…갤럭시S7 수익성 개선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얼어붙은 상황임을 고려하면 보급형 모델도 애플과 삼성전자의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1월부터 '갤럭시 군단'으로 불리는 갤럭시 S·A·E·J 시리즈를 선진국은 물론 주요 신흥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화면 크기별, 사양별, 가격별 종류도 다양하다. 지역별, 국가별로 운용하는 모델의 종류도 달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의 이익률이 개선됐다"며 "스마트폰 라인업의 간소화를 통한 비용 효율화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애플도 보급형 모델 아이폰SE를 서둘러 내놓으면서 쑥쑥 커가는 중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이 선점한 시장을 잘 파고들지는 미지수다.
갤럭시S7의 수익성 개선도 실적에 반영됐다. 시장조사기관 IHS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수율과 원가개선 노력으로 갤럭시S7의 원가가 전작인 갤럭시S6의 원가보다 15%~20% 정도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S7을 팔면 팔수록 갤럭시S6보다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라는 얘기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S7이 전작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적다는 이유로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시각과 달리 출하량이 양호하다"며 "오히려 낮은 원가로 제품 개발비가 감소해 영업이익률이 14%로 전 분기 대비 4%포인트나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