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빠진 한진해운이 해외 채권 기관을 상대로 빚 갚는 걸 늦춰달라는 협상에 나섰다.
4일 한진해운 채권단에 따르면, 최근 한진해운은 내년 말까지 해외 금융회사에 지급해야 할 1500억~2000억 규모 해외 선박 금융 원리금에 대한 상환 유예 협상에 착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해외 선박 금융 1500억~2000억은 내년 말까지 한진해운에 필요한 1조여원 규모 운영 자금에 포함된 금액"이라며 "당장 돈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필요한 돈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운사의 주요 운영 자금은 배를 빌린 대가로 지급하는 용선료와 배를 살 때 금융회사에서 빌리는 선박 금융으로 구분된다. 한진해운은 작년 말 기준으로 총 157척 중 93척을 임차하고, 나머지 64척을 선박 금융을 통해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한진해운의 선박 금융 잔액은 약 3조2000억원으로, 이 돈은 10~20년에 걸쳐 갚아나가야 한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내년 말까지 운영 자금이 최소 1조원에서 최대 1조2000억원 필요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한진해운 측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4000억원을 지원하면 채권단이 나머지 금액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채권단은 "추가 지원은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채권단 내부적으로는 선박 금융 원리금 상환 유예를 포함, 자산 추가 매각 등을 통해 전체 필요 자금의 80% 정도를 한진해운 측이 마련하고, 용선료 인하 등 자율 협약 유지를 위한 조건을 이행하면 부족 자금 지원 여부를 논의해 볼 수도 있다는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