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부산시 해운대 센텀호텔에서 열린 '부산 창조경제 창의상품 소싱 박람회'. 식품 관련 전시관에 승인식품이 내놓은 참기름·들기름의 고소한 향이 가득했다. 승인식품은 최순희(59) 대표가 2004년 부산 부민동에 낸 '동네 참기름 집'으로 시작했다. 2007년 최 대표의 딸 감지영(33) 이사가 합류하면서 생산 공장을 지으며 사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지방의 작은 식품 회사가 전국 판매망을 뚫기는 쉽지 않았다. 고민하던 감 이사는 마침 롯데그룹이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개설을 준비하며 마련한 박람회에 주목했다. 당시 롯데홈쇼핑 MD(상품기획자)의 눈에 들어왔고, 홈쇼핑 방송을 탔다. 홈쇼핑 방송의 어려운 기회를 잡은 승인식품은 두 달 동안 38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히트를 쳤다. 2014년 매출액 19억원이던 승인식품은 올해 50억원 매출을 목표로 삼을 만큼 커졌다.
국내 유통 1위 회사인 롯데그룹은 부산혁신센터를 통해 지역의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 '전국구 스타'로 만드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천연 벌꿀 생산·판매 스타트업인 '허니스푼'도 롯데그룹의 부산혁신센터가 키운 '스타 기업' 가운데 하나이다. 이민진(34)씨가 30년 넘게 양봉을 해 온 아버지를 돕기 위해 2014년 설립했다. 이씨는 튜브형부터 커피믹스처럼 일회용으로 짜 먹을 수 있는 스틱형 등 꿀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용기를 개발했다. 이씨의 아이디어 상품에 주목한 롯데그룹은 계열사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통해 추석 선물로 판매했고, 허니스푼은 3주 만에 1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작년 11월에는 롯데면세점 부산점에도 입점했다.
작년 3월 공식 출범한 부산혁신센터는 부산의 또 다른 주력 산업인 영화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창작 아이디어 제공을 위해 세계 희귀·예술영화 2000여 편을 제공하는 '영화 라이브러리'를 설치했다. 또 부산 지역 영상·영화 지원 기관의 촬영 장비, 후반 작업 장비, 스튜디오, 편집 시설, 촬영 장소 등을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영화 종사자들이 쉽게 이를 활용하도록 했다. 또 제작 지원을 위해 400억원 규모의 영상·영화 프로젝트 지원 펀드도 조성 중이다.
조홍근 부산혁신센터장은 "아무리 좋은 물건도 유통 채널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며 "롯데그룹의 폭넓은 유통망과 상품화(化) 노하우를 통해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이 스타 기업으로 발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