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세계 5위 경제대국인 영국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은행과 증권사 지점에는 브렉시트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주요 은행·증권사 본점 자산관리·자금부 담당자들도 이날 오후 부랴부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은행과 증권사 영업점 현장 직원들은 펀드 환매 등 향후 대응을 묻는 전화에 대응하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부 PB들은 고객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분주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각각 61.47포인트(3.09%), 32.36포인트(4.76%)씩 떨어진 1925.24포인트, 647.16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9.7원 오른 1179.9원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1286.33포인트(7.92%) 급락했고, 오후 3시 기준 홍콩 항성지수도 500포인트 넘게 하락 중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지점장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 발표를 전후로 투자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설문 조사 결과가 대부분 잔류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결과라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의 여파로 24일 아시아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 전문가들 "안전자산 선호 현상 심해질 전망…포트폴리오 보수적 운용 필요"

전문가들은 주식·원자재 등 위험 자산 가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지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출렁임)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이날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긴급 보고서(alert note)에서 "데이빗 캐머런 총리의 사퇴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격화되고, 영국 중앙은행도 파운드 가치 급락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파운드화 자산 가치 하락을 중심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 심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허창인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 이사는 "달러·엔·스위스 프랑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와 채권 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는 반면, 아시아 지역의 위험자산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분간 금융 시장이 계속 출렁일 수 있기 때문에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당장 상품 환매에 나서기보다는 주식·외환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한은행 고객수익률관리팀 관계자는 "브렉시트 현실화로 인해 일시적인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으나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영향이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에 지속적으로 반영됐다"며 "영국을 비롯한 여러 중앙은행이 충분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단기 조정 이후 완만한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 등 일부 자산 가치 급락에 따라,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국민은행 광화문 지점 관계자는 "브렉시트 발표 여파로 파운드 값이 급락하자 일부 직장인 고객들이 원화를 파운드로 바꿔가는 고객도 있었다"며 "여윳돈을 활용해 단기 수익을 노리려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