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를 달리던 무인차가 사고를 낼 위기에 처했다. 계속 달리면 승객이 죽고 방향을 틀면 탑승객이 살지만 보행자 10명이 죽는다. 이럴 때 무인차는 탑승객과 보행자 중 누구를 보호하도록 움직여야 할까.
스스로 움직이는 무인자동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무인차의 윤리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무인차가 상용화되면 교통사고를 90%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예상하지 못한 사고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프랑스와 미국 과학자로 구성된 공동연구진은 이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19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결과를 24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앞서 지난해 7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도 게제된 바 있다.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MIT테크놀로지 때보다 설문조사 대상을 4배 이상 늘렸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사람들은 무인차가 탑승객을 희생시키더라도 더 많은 보행자를 구해야 한다고 답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그런 차에 타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참가한 대부분 사람들은 무인차가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다. 첫번째 실험에서 무인차가 방향을 꺾으면 보행자 10명을 치지만 그대로 돌진하면 탑승객 1명만 희생시키게 될 경우 1명을 희생시키는 편이 낫다는 의견은 76%에 달했다.
하지만 탑승객수와 보행자 수가 같은 경우에는 탑승객이 더 중요하다는 반응이었다. 두번째 실험에서 보행자 한 명을 구하기 위해 탑승객 한 명을 희생시켜야 하는지 물었을 때 451명 중 23% 만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본인과 관련된 이야기일 경우 대답은 180도 달라졌다. 세번째 실험에서는 대부분 참가자들이 보행자 10명 이상을 지키는 무인차보다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는 차를 택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 대다수가 보행자를 살리도록 프로그래밍 된 무인차에 본인의 가족을 태우지 않겠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무인차가 상용화되면 구글, BMW 등 제조사들은 윤리적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며 "무인차가 상용화되기 전 무인차를 어떻게 프로그래밍해야 할지 잘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