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들이 차량 등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소비자의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줄고 있다.
차량 등급평가란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모델별로 손상 정도나 수리해야할 부품 가격, 손해율을 계산해 차량에 등급을 매기는 제도를 말한다.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수입차는 국산차와 달리 차량 등급평가 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그동안 등급평가를 받지 않는 일이 많았다. 대신 모델·브랜드별 손해율 실적을 기준으로 등급을 인정받았다.
이 때문에 수입차는 차량의 실제 등급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등급이 낮을수록 보험료는 비싸게 책정되고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최근 수입차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차량 등급평가에 참여하면서 등급이 상향조정되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보험개발원이 '올 뉴 XC90'에 대해 실시한 신차 등급평가에서 10등급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2등급에서 8단계 뛰어올랐다. 볼보코리아는 고객이 부담하는 보험료가 31%가량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균 보험료 인하액은 70만~80만원 가량이다.
'올 뉴 XC90'은 볼보코리아가 국내에서 다음달부터 판매할 모델이다. 수입차 가운데서는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임팔라 이후 처음으로 등급평가를 받았다.
볼보코리아 이윤모 대표이사는 "앞으로 볼보의 모든 신차에 대해서 합당한 등급평가를 받아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22일 국내에 공식 출시한 10세대 신형 E클래스의 보험료도 지금보다 최대 29만원 가량 내릴 전망이다. 보험개발원에서 실시한 등급평가에서 더 뉴 E클래스는 11등급으로 2등급 상향 조정됐다.
벤츠코리아 서비스&파츠 김지섭 부사장은 "등급평가 상향 조정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의 신형 파사트는 등급평가에서 4등급을 받아 이전보다 두 계단 상승했다. 보험료는 20% 가량 내릴 전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등급평가를 받는 수입차가 늘면 보험금 지급 액수가 줄어들고 보험사의 손해율도 낮아진다"며 "불투명했던 외제차의 사고 수리 관행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벤츠, '더 뉴 E-클래스' 출시…E300 아방가르드 7250만원부터<2016.06.22>
폴크스바겐, 차량 등급평가 신청…수입차 보험료 싸진다<2016.04.25>
한국GM 임팔라, 수입차 최초로 출시전 보험료 등급평가…"수입차 보험료 낮추는 계기돼야"<201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