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조선 빅3가 위치한 경남 거제·울산 지역의 가계 살림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적금 해약 등의 영향으로 이 지역 은행에서 예금액은 줄고 대출은 늘어나는 추세다. 또 대량 실직 여파로 주택 공실이 늘어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도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본사가 있는 경남 거제시의 전체 은행 예금액이 작년 11월 1조7269억원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4월엔 1조6552억원을 기록, 지난해 11월 잔액 대비 4.2% 줄었다. 같은 기간 경남 다른 지역에선 예금액이 평균 1.3%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감소폭이다.

특히 이 기간 거제 지역의 수시 입출금식 예금은 지난해 11월 잔액 대비 5.3%가 증가한 데 비해, 저축성 예금에서는 11월 잔액의 9.1%인 약 1253억원이 빠져나갔다. 현금 마련을 위해 적금 등을 해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제 지역의 은행 대출금은 지난해 11월 약 3조5444억원에서 지난 4월 3조6705억원으로 약 3.6% 증가해, 같은 기간 경남 지역 평균(약 2.7%)보다 증가세가 가팔랐다. 이 같은 추세는 조선 3사가 본격적인 자구안 이행에 돌입하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8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에 따르면, 조선업 3사는 자구안에 따라 최대 15조9000억원의 비용을 줄이기로 하면서 향후 2년간 전체 인력의 30% 이상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미 통계청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조선사들이 밀집해 있는 경남 지역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약 2만6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