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電氣) 비행기' 개발에 나섰다.

찰스 볼든 NASA 국장은 1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항공우주학회(AIAA)'에서 "고효율, 저공해 항공기인 'X-57'〈사진〉을 개발해 내년 중 시험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X-57은 항공기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거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X-57은 가솔린 모터가 아닌, 전기 모터 14개로 크고 작은 프로펠러를 돌려 날아가는 전기 비행기다. 예컨대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전기차가 등장한 것과 같은 변화가 비행기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NASA는 X-57에 전자기학(電磁氣學)의 기틀을 닦은 19세기 영국 과학자 제임스 맥스웰의 이름을 따 '맥스웰'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NASA는 이탈리아산(産) 프로펠러 비행기 '테크남 P2006T'를 구매해 X-57로 개조할 계획이다. 가솔린 모터를 전기 모터로 교체하고 효율적인 비행을 위해 날개를 얇고 좁은 모양으로 바꾼다. NASA는 가솔린 모터와 전기 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X-57의 최고 시속은 282㎞로, 비슷한 크기의 항공기 속도와 별 차이가 없다. 볼든 국장은 "태양광 비행기 등에 비해 월등히 빠르기 때문에 현재의 가솔린 모터 비행기를 대체할 유력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SA는 1940년대부터 기존 항공기와 전혀 다른 개념의 항공기와 로켓 개발에 '미지(未知)'를 뜻하는 'X'라는 프로젝트명을 붙이고 있다. 1947년 최초의 X프로젝트에서 개발된 'X-1'은 음속보다 빠른 초음속 비행기였다. 우주왕복선, 스텔스 비행기 등도 X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