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매출액 100억원' 상장 요건 완화하기로

이르면 다음 달부터 위탁관리 임대형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의 상장 요건이 완화돼 일반 투자자들이 더 쉽게 대형 오피스 등에 투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은 위탁관리 임대형 리츠가 신규 상장하려면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정부가 이 기준을 낮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지금의 리츠 상장 요건은 제조업에 적용되는 기준이라 다소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며 "다음 달 중 리츠 상장 요건 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탁관리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 등 부동산을 산 뒤 이를 개발 또는 임대해 주주들에게 수익을 배당하는 회사다. 임대형 리츠는 개발사업 비중이 전체 자산의 30% 이하인 리츠다.

조선일보DB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부동산 간접 및 소액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리츠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상장 리츠는 일반 주식과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어서 일반 투자자들도 적은 돈으로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리츠 상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일반 투자자의 참여가 제한돼 있다. 국내 상장 리츠는 2013년에 8개, 2014년에 7개였지만 지금은 전체 131개 리츠의 2.3%인 3개에 불과하다. 3개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도 1000억원 안팎에 불과해, 미국(1000조원)이나 일본(100조원), 싱가포르(59조원), 홍콩(33조원) 등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하다.

정부는 우선 위탁관리 임대형 리츠의 상장 요건을 완화한 뒤 개발형 리츠의 상장 문턱도 낮출 계획이다. 개발형 리츠는 매출액 300억원 이상이어야 신규 상장할 수 있다.

정부는 리츠 상장 활성화를 위해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같은 공공기관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모델도 연구하고 있다. 싱가포르나 일본, 홍콩 등은 대기업과 공적 기금 등이 리츠의 최대주주로 참여해 리츠의 신뢰성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공적 기금이나 공공기관이 리츠의 최대주주로 참여한 사례가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경영권 문제 등의 이유로 사모 투자를 선호하다 보니 상장 리츠가 활성화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해외 사례를 연구해 공공기관이 상장 리츠에 참여하는 방안이나 사모 리츠를 상장 리츠로 바꾸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