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역대 가장 호황기로 불렸던 2006~2007년 수준을 넘어섰다. 당시 수도권 집값은 최고점을 찍으며 '거품(버블)' 논란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전체 부동산 시장은 과거 최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강남 재건축 시장은 가격이 다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대표적 재건축 아파트인 잠실 주공5단지 112㎡는 최근 1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2006년 12월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13억6000만원)를 넘어선 것이다.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 1월 새로운 조합장이 선출됐고 지난달 조합원 총회가 열리는 등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아파트 89㎡는 최근 8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최고점을 기록했던 2006년 11월 시세가 8억원 수준이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36㎡는 지난 4월 7억6000만~7억7000만원에 거래돼 2009년 9월 당시 최고가(7억5000만원)를 넘어선 데 이어 최근 호가(呼價)가 8억원 중반까지 올랐다.
강동구 둔촌동 주공3단지 102㎡도 현재 7억9000만~8억원을 호가한다. 둔촌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거래량이 예년의 2배 정도로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 성적이 좋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래미안 블레스티지'에 이어 이달 분양한 '래미안 루체하임' 모두 분양 가격이 3.3㎡당 4000만원 안팎으로 높았지만 각각 33대 1, 45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 금리를 연1.5%에서 1.25%로 인하해 시중 여유 자금이 재건축 시장으로 몰리면서 시세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서 매입을 망설이던 수요자 문의가 늘고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가) 가뜩이나 불타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건축 거품'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하반기 이후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