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선·해운업 부실의 책임이 있는 양대 국책은행에 대해서도 연봉 일부 반납 등을 포함한 고통 분담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하지만 8일 발표된 두 은행의 자구안은 대부분 이미 나와 있던 내용인 데다 조선 3사가 인력의 30% 이상을 도려내는 상황을 감안하면 수준도 미흡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올해 임원 연봉을 작년보다 5% 삭감하고 직원들은 올해 연봉 상승분을 반납하기로 했다. 올해 경비 예산을 전년 대비 1.3% 삭감한 데 이어 내년 예산에도 3%를 삭감해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부행장 정원도 연말까지 1명을 줄인다. 또 향후 5년간 정원을 2874명으로 약 10% 감원하고 지점 수도 5년에 걸쳐 82개에서 74개로 10% 정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산은은 지난해 정책금융공사와의 합병으로 일시에 정원이 16%나 늘었다. 5년간 10%를 줄여도 합병 전보다 인원이 많은 셈이다. 또 시중 은행들도 영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근 3년 사이에만 지점 수를 평균 9% 감축한 점 등을 감안하면 자구책으로 보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수출입은행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산은과 비슷한 수준으로 임직원 연봉을 삭감 혹은 반납하고, 2021년까지 정원(현재 978명)의 5%를 감축하기로 했다. 또 시중 은행 영업망을 빌려 씀으로써 국내 지점과 출장소를 30%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부행장은 현직 임기가 만료되는 2018년까지 2명을 줄인다. 다만 두 은행 모두 전체적인 인력은 줄여나가되 구조조정 부문에 대해선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오히려 조직과 인력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이상의 안이 실행되려면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또 실제로 자본 확충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자구안 규모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책은행이 과연 필요한 조직인지, 그 역할과 기능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입력 2016.06.09.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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