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2000선 밑으로 떨어진 이후 한 달여간 1900선에서 지루한 옆걸음을 이어가던 코스피지수가 7일 25포인트 넘게 상승하며 2011.6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일 700선을 회복하는 등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최근 모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당초 이달로 유력시되었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하반기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주요 인사들을 중심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졌던 '6월 금리 인상론'은 지난 3일(현지시각) 발표된 5월 고용지표의 예상밖 부진에 자취를 감췄다.
재닛 옐런 FRB 의장도 6일 열린 강연에서 5월 고용 부진에 대해선 "실망스럽다"고 언급했지만,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 당분간 미국의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전망이 더욱 힘을 얻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되는 점은 선진국보다 신흥국 증시에 더 큰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를 덜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달러화 강세의 압박에서도 벗어나 다시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부터 FRB 인사들의 6월 금리 인상 주장이 잇따라 나오면서 달러화 가치는 그 동안 계속 상승 흐름을 보였다. 세계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5월 2일 92.61에서 5월 31일 95.87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미국 고용 지표 발표 이후 빠르게 하락하며 다시 93.83까지 내려온 상태다.
현충일 휴장으로 7일 개장한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9원 하락한 1162.7원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 원화 강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에 20원 넘게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7일 이후 약 3개월만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줄고 원화에 대비해 달러화 가치가 계속 약세를 보일 경우 그 동안 금리 결정을 못해 진퇴양난에 빠졌던 한국은행도 시간을 벌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한 번 더 금리를 낮출 만한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신흥국들에게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도 반길 만한 호재다. 지난 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1.4% 상승한 배럴당 50.36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7월 21일 이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그 동안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기둔화는 물론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까지 몰렸던 브라질, 러시아 등 원유 수출 신흥국들도 경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증시는 최근 이틀 연속 전날대비 2% 넘게 상승했다.
물론 신흥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 마냥 낙관적 전망만 내놓기는 어렵다. 이달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는 여전히 글로벌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알 수 없고,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상승 중인 유가가 언제 다시 약세로 돌아설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 동안 세계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미국의 금리 인상이 최소 한 달 이상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 점,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 완화의 여유가 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지금은 실적 개선 업종과 종목 등을 선별해 투자에 나설 시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