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위반한 혐의로 LG유플러스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하려고 하자 LG유플러스가 이를 거부하는 일이 발생했다. 방통위는 "공권력을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발끈했고, LG유플러스는 "조사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했을 뿐"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일 단말기 유통망 조사를 담당하는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 조사관들이 전날(1일)과 오늘 이틀에 걸쳐 사실조사를 벌이기 위해 LG유플러스 용산 본사를 방문했지만, 회사 측은 조사를 완강히 거부하면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가 기업에만 팔 수 있는 법인 특판폰을 일반 소비자에 판매하고, 유통망에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과다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판매자가 소비자에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도록 유도한 정황도 포착했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행위가 단통법 4조와 9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조사를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사실조사는 위반 행위가 분명히 발생했다고 인정된 경우에만 실시할 수 있는데, 방통위의 통보 내용을 보면 위반 행위로 인정하게 된 근거가 명확히 기재돼 있지 않다"며 조사를 거부했다.
방통위 조사관들은 서울 본사뿐 아니라 대전과 광주 지역 대리점도 방문했으나 "본사의 지침"이라며 조사를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미 LG유플러스가 저지른 단통법 위반 증거를 상당수 확보한 상태"라며 "사업자가 정부의 사실조사를 거부하는 행동은 공권력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LG유플러스는 2일 오후 입장 자료를 내고 "사실조사의 절차상 적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공문을 방통위에 전달했다. 어떤 행위가 위법 행위로 인정된 것인지 알 수 없어 이에 대한 자료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단통법 제13조 3항에 따르면 방통위는 조사 7일 전까지 조사 기간과 이유, 내용 등이 담긴 계획서를 해당 사업자에 줘야 한다"면서 "그런데 방통위는 1일 사실조사 통보와 동시에 조사를 진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6월 1일에 사실조사 계획을 알렸다면 7일 이후인 6월 9일부터 사실조사가 시작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032640)는 "방통위가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위법 행위를 인정한 다음 사실조사를 통보한다면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언급한 단통법 제13조 3항에 따르면 긴급한 상황이거나 사전에 통지하면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사실조사 계획을 사전에 통보할 필요가 없다"면서 "사업자가 떳떳하다면 조사에 응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