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9월부터 6개월간 하루 6시간씩 홈쇼핑 방송을 내보낼 수 없는 중징계를 받았다. 정부는 이번 중징계로 롯데홈쇼핑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2차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롯데홈쇼핑에 방송 중지 이외의 시간대엔 이런 중소기업 제품을 집중 편성할 것을 권고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롯데홈쇼핑에 대해 9월 28일부터 6개월간 황금시간대(프라임타임)인 오전 8~11시, 오후 8~11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홈쇼핑 재승인 과정에서 비리 혐의로 형사처벌 받은 임직원 명단 일부를 고의로 누락시켜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올 초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롯데홈쇼핑에 방송 중지 처분을 내린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홈쇼핑 방송센터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9월부터 6개월간 매일 6시간씩 홈쇼핑 방송을 TV로 내보낼 수 없다.

영업 정지 기간 롯데홈쇼핑은 '업무 정지 처분에 따라 방송이 중단됐다'는 것을 알리는 자막과 함께 정지 영상을 내보내야 한다. 상품 소개나 판매와 관련된 방송은 일절 금지된다. 국내 방송 사업자가 방송 중지 처분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부는 방송이 중지되는 6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18시간 동안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편성하도록 롯데홈쇼핑에 권고했다. 또 롯데홈쇼핑이 보유한 다른 상품 판매 채널인 '롯데원TV' 채널에서도 이번 영업정지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편성할 것을 요청했다. 롯데원TV는 리모컨으로 상품을 구매·결제할 수 있는 데이터 홈쇼핑이다. 당사자인 롯데홈쇼핑이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적극 나서라는 것이다.

미래부는 다른 TV 홈쇼핑 채널·데이터 홈쇼핑 업체들과 협력해 롯데홈쇼핑의 협력 중소기업 제품을 방송 편성하거나 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협력업체 560개 중 롯데홈쇼핑과 독점 거래하는 업체는 173개에 달한다. 지난해 롯데홈쇼핑 전체 편성 시간 중 65.3%는 중소기업 제품이었다.

롯데홈쇼핑은 이날 "중소 협력사와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음 주 협력사들과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해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행정소송 제기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방송 송출 중지에 따른 악영향으로 올해 실적은 매출이 지난해보다 6222억원 감소한 6616억원에 그치고, 영업적자 685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