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용선료 조정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은 한때 등을 돌렸던 주요 해외선주 5곳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데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내달(6월) 안에는 용선료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한진해운용선료 협상은 난항에 빠졌다. 엄밀히 말해 아직 전혀 진척된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캐나다 선사인 시스팬이 공식적으로 용선료 인하에 거부 의사를 밝힌데 이어 독일 선박펀드인 KG펀드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이나 산은도 아직은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 주요 선주 5곳 협상장으로 돌아와…낙관론 다시 무게

금융위원회와 산은은 26일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과 관련해 아직 조정율 등에 대해 합의에 이르진 않았지만 협상 상황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같은 입장에 대해 "한때는 해외선주들이 아예 협상에 거부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다시 본 궤도에 올랐다"면서 "이르면 다음주, 늦으면 내달(6월) 안에는 타결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31일과 6월 1일, 8000억원가량의 회사채를 대상으로 사채권자집회를 연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사채권자집회까지는 용선료 조정 협상을 타결해야 할 것이란 추측이 나왔지만, 두 작업은 별개로 진행될 것이란 게 금융위와 산은의 설명이다. 금융위와 산은은 용선료 조정 협상이 사채권자집회 시점까지 타결되지 않더라도 계속 논의를 진행해나갈 방침이다.

현 시점에는 다시 낙관론이 우세해졌다. 해외 선주들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시 협상장에 돌아왔다는 것만 해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다만 인하폭은 애초 목표치에는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약 28.4%의 용선료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거나 지급 시점을 뒤로 늦출 것이라고 했었으나 조정폭은 20~25%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도 현재는 용선료를 20%만 절감한다고 해도 용선료 협상이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 선박 억류된 한진해운, 독일 KG펀드도 용선료 인하에 부정적 입장 밝혀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난항에 빠졌다. 절대로 인하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선주가 여럿인데다 호의적일 것으로 기대했던 몇몇 선주마저 현대상선 결과를 지켜본 뒤 논의하자고 말하고 있어서다.

앞서 해외선주 중 한곳은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선박(벌크선) 한척을 억류했다. 또 게리 왕(Gerry Wang) 시스팬 최고경영자(CEO)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용선료 협상에 절대 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스팬은 한진해운에 선박 7척을 대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독일 선박펀드인 KG펀드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이 KG펀드를 설득하려면 펀드 출자자를 모두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상황이 현대상선에 비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전체 협상 대상 용선선주는 23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