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세계적인 석유기업인 토탈(Total)은 올해 5월 배터리 제조회사인 샤프트(Saft)를 11억달러(1조311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토탈이 2011년 태양광 패널회사 썬파워 인수 후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샤프트는 토탈의 전력 저장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토탈은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모아놓았다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전력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포스트 오일’ 시대를 맞아 화석연료 사업에서 탈피, 비석유 사업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저유가로 실적부진에 시달리는데다 ‘청정에너지’가 석유를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한창이다.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은 올해 5월 배터리 제조사 샤프트를 인수했다.(위)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토일이 투자한 독일 북부 윈드팜(왼쪽 아래). 유럽 최대 석유회사 셸은 신에너지사업부를 만들었다.(오른쪽 아래)

◆ “10년 안에 석유 사업 끝”…독일, 풍력발전 공격적 확대

유럽 최대 석유회사인 셸(Shell)은 올해 5월 신재생·저탄소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신에너지 사업부를 설립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는 “석유 회사들이 10년 안에 종말을 맞게 될 현재 사업구조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셸은 신에너지 사업부에서 수소, 바이오연료, 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셸은 올해 6월 7일 영국 런던에서 구체적인 신사업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영국 석유회사인 BP 역시 ‘탈석유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런던 본사 내에 최근 대체에너지 사업부를 신설했다. 폴 스티븐스 UCL 초빙교수는 “세계 각국 정부들이 기후변화와 유가 폭락에 대응하기 시작했지만, 석유회사들은 이미 암울한 현실에 직면했다. 전통적인 사업 모델은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플레밍에 위치한 윈드팜.

노르웨이 최대 석유회사인 스타토일(Statoil)은 올해 4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강화를 위해 독일 시장에 진출했다. EON의 독일 북부 윈드팜의 지분 50%를 사들였고, 14억달러(1조6700억원)를 들여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2019년 40만가구 전기 공급이 목표다. 독일 지멘스는 윈드팜의 핵심부품인 터빈을 공급한다.

블룸버그는 “독일이 당초 2020년까지 풍력으로 6.5기가와트의 발전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최근 7.7기가와트로 계획을 수정했다”면서 “북해보다는 발트해가 풍력 발전 시설 설치나 유지보수를 위한 기후 조건이 좋다”고 했다.

◆ 사우디, 아람코 공개 통해 ‘탈석유’ 국부펀드 조성…GE, 사우디에 에너지·해양 투자

정부 수입의 75%, 국내총생산(GDP)의 45%를 석유에 의존하는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도 ‘탈석유 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4월 발표한 경제 개혁 정책의 핵심 목표는 ‘석유 없는 사우디의 생존’이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주식 5%를 매각하는 기업 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아람코 기업 공개로 2조달러 국부펀드를 조성, 관광·금융·물류 산업을 육성하고 도시·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사우디 왕위계승 서열 2위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왕자(왼쪽)와 제프리 이멜트 GE CEO.

당장 4년 뒤인 2020년까지 광공업 등에서 9만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람코를 시작으로 국영기업 민영화도 추진하고 있다. 비석유 부문에서 얻는 정부 수입을 현재 50조원 규모에서 2030년 30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2040년까지 54기가와트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수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미국 GE는 발 빠르게 사우디의 변신 몸부림에 올라타고 있다. 최소 14억달러(1조6700억원)에 달하는 사우디 투자 계획을 지난 23일(현지시각) 밝혔다.

GE는 사우디 근무인력을 현재 2000명에서 2020년까지 4000명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세계 최대 가스터빈 서비스 공장을 2011년 사우디 동부 담맘에 세웠고 7개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GE는 2017년까지 항공, 담수 사업에 10억달러(1조1900억원)를 투자한다. 아람코와 함께 에너지·해양 제조 시설에 4억달러(4700억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제프리 이멜트 GE 최고경영자(CEO)는 “아람코의 공동 투자와 협력은 사우디의 산업·디지털 영역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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