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처음 인도를 방문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1일(이하 현지시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났지만 인도 측에서 요청한 아이폰 제조공장 건설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쿡 CEO는 이날 인도 NDTV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에 제조공장을 짓는 방안에 대해 꾸준히 검토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계획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면서 "리퍼비시(재정비) 아이폰을 생산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폰 제조공장보다 아이폰 수리센터를 먼저 짓겠다는 것이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 중고폰(리퍼폰)을 인도 소비자들에서 판매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1만5000루피(약 26만원) 이하의 중저가 스마트폰이 잘 팔리는 인도 시장에서 고가의 아이폰 새 제품은 외면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분기(1~3월) 애플의 인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2.7% 수준이다.
애플은 이미 인도 정부에 두 차례나 "중고 아이폰을 인도에 들여와 수리·판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이른바 '전자쓰레기'가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며 애플의 신청을 모두 거절했다. 이번 면담에서 쿡 CEO는 모디 총리에게 리퍼비시 아이폰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의 이 같은 부탁은 애플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인도 정부의 의도와는 조금 다른 것이다. 인도 정부는 애플이 아이폰 제조공장을 인도 현지에 건설해주길 바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모디 총리가 이번 회동에서 쿡 CEO에게 아이폰 제조공장 건설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쿡 CEO를 만났을 때도 "인도는 애플에 커다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아이폰 제조공장을 인도에 지어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애플은 인도 하이데라바드 지역에 기술개발센터를 지어 2017년 초 문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 센터에서는 25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또 애플은 방갈로르에 애플 iOS용 앱 디자인·개발센터를 설립하겠다는 뜻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