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심한 국가로 꼽히는 인도는 이달 1일부터 뉴델리 등 수도권에서 경유(디젤) 택시 운행이 금지됐다. 대법원이 수도권에서 운행 중인 경유 택시를 압축천연가스(CNG) 택시로 교체해야 하는 시한을 연장해 달라는 택시 사업자의 청구를 기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뉴델리에 등록된 택시 8만여대 가운데 3만5000여대가 디젤 택시이다.

또 인도는 개인용·업무용을 막론하고 배기량 2000㏄ 이상 경유차를 뉴델리에서는 등록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 세계 각국이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Nox)을 뿜어내는 경유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독일 폴크스바겐이 경유차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하다 적발된 데 이어 이달 들어 국내에서도 일부 경유차의 배기가스 배출량 축소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유차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유차 규제 강화 세계적 흐름

경유차는 휘발유차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연비(燃比)가 좋은 반면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아 환경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독일 폴크스바겐이 오염 물질 배출이 적은 '클린 디젤' 기술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디젤차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등이 밝혀지면서, 최근 들어 경유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경유차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에 한해 유로6(배기가스 규제 기준)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유차의 도심 진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연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독일에서 연간 판매되는 신차 300만대 가운데 경유차는 절반 이상이지만, 전체 등록 차량 가운데 대다수가 유로6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프랑스도 파리에서 2020년까지 경유차 운행이 완전히 금지된다.

EU(유럽연합)에선 친환경 연료(燃料)로 각광받던 '바이오 디젤'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 경유는 '식물이 성장하면서 흡수한 이산화탄소량이 내연기관 연료로 사용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과 같다'는 개념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대안 연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 경유 연소 때 발생하는 배기가스량이 일반 경유에 비해 최대 3배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EU가 바이오 연료 확산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소비자들, 닛산에 집단 소송 추진

일부 수입차 브랜드가 배기가스 배출량을 임의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내 소비자가 수입차 업체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닛산자동차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캐시카이 소유주 10여명은 한국닛산을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난 16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20여종 경유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캐시카이의 배기가스 배출량이 임의로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국내 소비자가 수입차 관련 집단소송을 내는 것은 지난해 디젤 게이트 파문 이후 제기된 아우디·폴크스바겐 소송에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