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이 1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삼성 계열사 중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 삼성자동차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중공업이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 이유는 자금 부족 상황이 향후 심각한 상태에 직면할 것이란 채권단과 삼성중공업의 위기감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이 오일메이저 로열더치쉘로부터 수주한 LNG-FPSO 조감도.

삼성중공업의 자구안에는 차입금 상환, 자산 매각 등의 유동화 계획, 인력 구조조정, 해양플랜트 관련 사업 규모 축소 계획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정상기업으로 채권단의 관리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지 않다. 다만 국내 조선업 전체 수주 가뭄으로 신규 수주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앞서 수주한 물량이 고갈된 이후 신규 유입되는 자금이 없는 상황을 가정해 삼성중공업에 선제적인 대응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직접 만나 강력한 자구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자구안 제출 이전 2조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채권단 전체에 요청한 바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채권단 전체에 자금지원을 요청했고 채권단은 실사가 선결이라고 판단했다"며 "삼성중공업의 경우 겉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자금상황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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