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말 출시된 후 큰 인기를 끌었던 '허니버터칩'의 제조사 해태제과의 주가가 상장 후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판매 중인 허니버터칩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해태제과식품(이하 해태제과)의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해태제과 주가가 상장 후 계속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제과 관련주 전체적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해태제과는 지난 2014년 말 출시한 '허니버터칩'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미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었던 종목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장 후 공모가보다 4배 가까이 치솟을 정도로 해태제과가 급등하자, 기업 가치나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 상장 5일만에 공모가 4배 된 해태제과…모기업 크라운제과도 강세

17일 해태제과는 전날보다 11.5%(6200원) 상승한 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11일 상장 후 5거래일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공모가(1만5100원) 대비 4배 가까이 주가가 오른 것이다.

해태제과는 상장 첫날부터 투자가 몰렸다. 11일 2만4600원으로 마감하며 공모가 대비 62.9% 급등했고, 이후 사흘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17일 기준 시가총액은 1조1526억원으로 모회사인 크라운제과(264900)의 시총 9475억원을 뛰어넘었다.

해태제과 주가가 크게 오르자 크라운제과도 덩달아 급등했다. 해태제과 상장으로 지난달 26일부터 거래 정지에 들어갔던 크라운제과는 거래가 재개된 첫날인 17일 가격 제한 폭까지 주가가 올랐다. 크라운제과 우선주 역시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 허니버터칩으로 가능성은 확인됐지만…주가 고평가 논란

해태제과는 한 때 유통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히트상품인 허니버터칩의 제조사다. 허니버터칩이 큰 인기를 끌던 2014년 말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모회사 크라운제과의 주가가 5배 넘게 급등했기 때문에 해태제과도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해태제과 주가 급등에 대해서는 이상 과열이라는 분석도 많다.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이미 한 풀 꺾인 데다, 실적을 개선시킬 만한 다른 신제품도 아직 출시하지 않아 최근 실적은 점차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해태제과의 상장 기념식. 왼쪽에서 네번째는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 다섯번째는 윤영달 해태제과 회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8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23.6%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18억원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34.1% 감소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해태제과의 상장 전 보고서에서 올해 해태제과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901원으로 제시했다. 오소민 연구원은 "해태제과의 주력사업인 제과사업은 이익 가시성이 높고 내수 기반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얻는다"며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EPS로 나눈 수치)은 18~20배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이 제시한 올해 EPS 추정치에 PER을 반영한 적정 주가는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이다. 공모가에 비해 주가가 약 20%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7일 종가 기준으로 해태제과의 주가는 증권사가 예상한 적정 주가 수준을 3배 넘게 웃돌고 있는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태제과는 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상장 당시 기관투자자들의 확약 비중이 높아 상장 후 유통 가능한 주식 수가 적었다"며 "최근 증시에 이렇다 할 상승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코데즈컴바인(047770)과 같이 유통 주식 수가 적은 종목이 상장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과도하게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해태제과 효과에 덩달아 오른 제과株, 옥석 가려 투자해야" 주장 많아

해태제과의 주가 급등으로 제과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면서 다른 제과와 음식료품 관련주들도 상승하고 있다. 오리온(271560)은 최근 5거래일 동안 8.3% 상승했고 액면 분할 후 17일 거래가 재개된 롯데제과도 4% 올랐다.

제과와 음식료품 관련주들은 제품의 원료가 되는 곡물의 가격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수출 업종에 비해 내수 관련주가 저평가 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제과, 음식료품 관련주들의 경우 여전히 실적 개선 여부가 불투명하고 '해태제과 급등 효과'로 주가가 오른 곳도 많다며, 개별 종목을 신중하게 분석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식품시장의 성장률은 2008년을 고점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며 "식품 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들고 내수 침체도 장기화 되면서 먹거리 관련주가 경기방어주라는 인식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할 만한 신제품 출시 여부 등을 확인해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