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3조4000억원대 사기대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 받은 박홍석(54) 모뉴엘 대표에 대해 항소심에서 형을 15년으로 감형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천대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대표에 대해 징역 15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357억6564만원을 선고했다.

박홍석 모뉴엘 대표

재판부는 "허위물품대금 채권, 관련 서류, 계좌, 분식회계를 통해 반복적으로 대출금을 편취, 무역보험과 수출금융제도의 안전을 해쳐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 실제 피해액도 5400억원 상당으로 거액이다"고 했다.

재판부는 사기죄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봤지만, 원심에서 유죄로 판단된 재산국외도피 혐의와 허위유가증권작성·행사 등의 혐의는 일부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박 대표는 대출금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돌려막기 차원에서 허위의 회전거래를 통한 범행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뉴엘 자체가 사기 범행을 위해 설립되거나 운영된 회사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범행 편취액·수법·횟수·관여자를 보면 조직적인 사기로 볼 수도 있지만, 실질적인 면에서는 사업 초기 개발비 마련 등을 목적으로 대출금 상환과 변제시기를 연장한 것이 주된 목적으로 이를 양형에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미상환 대출금 상당의 실제 피해액 5400억원이 개인을 위해 사용되지 않은 점도 감안했다. 재판부는 "5400억원 가운데 5200억원은 직원 급여, 관리비, 개발비, 광고비 등 회사 자체를 위해 쓰인 것으로 보인다. 개인에게 귀속된 금액은 5억5000만원 상당의 미국 저택 구입비, 개인 소득세, 도박자금 정도로 보인다"고 했다.

대기업 영업맨 출신인 박 대표는 2007년 가전 벤처 기업인 모뉴엘을 인수했다. 모뉴엘은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그는 '벤처 신화'로 떠올랐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제품 가격을 부풀리거나, 수출하지 않고도 수출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만든 매출이었다.

박 대표는 2007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대당 가격이 1만~2만원 수준인 홈시어터 컴퓨터(HTPC) 가격을 200만~300만원으로 '뻥튀기'하고, 수출 서류를 꾸며 시중 은행 10곳으로부터 3조4000억원가량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사기)로 2014년 11월 구속 기소됐다.

박 대표는 외환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 계좌를 통해 2조8000억원을 입출금(외국환거래법 위반)하고, 국내 은행에서 대출받은 자금 361억원을 홍콩의 페이퍼 컴퍼니 계좌를 통해 해외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도피)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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