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에 생기는 비듬은 전세계 절반의 인구가 겪고 있을 정도로 일상적인 골칫거리다. 비듬은 두피의 각질층이 떨어지면서 생기는데, 일반적으로 두피에 사는 균인 ‘말라세지아’균이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듬이 심하면 지루성 피부염 등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말라세지아균을 억제하는 비듬용 샴푸나 피부약에 주로 쓰이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자오퉁대 연구팀은 두피에 사는 박테리아의 불균형이 비듬의 원인이라는 실험 결과를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최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말라세지아균 보다는 두피의 박테리아를 조절하는 것이 비듬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18~60세 성인 59명을 모아 샘플 채취 48시간 전에 머리를 감도록 했다. 실험 대상자가 머리를 감은 지 48시간 후 개인별로 두피 8군데에서 비듬 샘플을 채취했다. 이렇게 모은 샘플 472건을 대상으로 피지, 두피의 미생물 조합 등 다양한 생리적 조건을 분석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말라세지아 균보다는 두피에 사는 2종의 박테리아인 ‘프로피오니박테리아(Propionibacterium)’와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의 균형이 비듬 생성에 더 관여하고 있음을 알아냈다.

비듬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두피 내에 프로피오니박테리아 비율이 높았지만(왼쪽) 비듬이 많은 이들의 두피에는 포도상구균 비율이 높아졌다(오른쪽).

비듬이 없거나 매우 적은 ‘정상’의 경우 두피에 사는 전체 박테리아 중 프로피오니박테리아의 비중이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듬이 심한 이들의 두피에는 프로피오니박테리아가 50%로 줄어든 대신 포도상구균이 44%로 늘어나 박테리아 종의 비율에 차이를 보였다. 두피에 사는 박테리아의 불균형이 비듬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두피 내의 프로피오니박테리아를 늘릴 수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비듬이 생기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음식을 먹어야 프로피오니박테리아를 두피 내에서 늘릴 수 있을지 추가로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