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출시했다는 게 아니라 공개했다는 말이구나? 낚였다 ㅋㅋ"
한 고교 동창이 12일 출고된 기사를 읽고 카카오톡 문자를 보냈다. 해당 기사는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G5의 9번째 주변기기(프렌즈) 'LG 액션캠 LTE'를 공개했다는 내용이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오는 6월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LG전자, 9번째 G5 프렌즈 '액션캠 LTE' 공개…"6월 출시")
이 친구는 현재 G5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G5를 구매할 당시 "여러 가지 프렌즈를 필요에 따라 바꿔 끼우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12일에는 "새로운 프렌즈 기다리다가 지쳐간다. 벌써 흥미를 잃었다"고 문자를 보냈다.
지난 3월 31일 출시된 G5는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이 상품 기획 단계부터 직접 챙길 만큼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이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작(前作) G4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겠다는 평가가 쏟아져 나왔다. 조 사장은 3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G5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많아 직원들이 고무돼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이토록 뜨겁던 G5의 열기는 출시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1만5000대씩 팔리던 G5의 일일판매량은 현재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다. G5는 삼성 갤럭시S7보다 늦게 출시됐다. 최근 주목할 만한 프리미엄폰이 등장한 적도 없다. G5가 스스로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G5의 판매량 저하를 가져온 이유 중 하나로 '더딘 프렌즈 출시'를 꼽는다. LG전자는 올해 2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프렌즈 8종을 처음 공개했다. 이후 세 달 만에 공개한 9번째 제품이 액션캠 LTE다. 이중 현재 시장에서 실제로 판매 중인 프렌즈는 6종에 불과하다. 가정용 CCTV '롤링봇'과 무인항공기(드론) 조종기 '스마트 콘트롤러'는 공개만 됐을 뿐 살 방법이 없다.
물론 후속 프렌즈 발굴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LG전자는 4월 한 달 간 'LG 프렌즈 모듈형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8개의 아이디어를 상용화 후보로 채택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들이 언제 실물로 등장할 수 있을지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
G5는 아이폰처럼 막강한 충성 고객을 갖고 있지 않다. 성능면에서 딱히 갤럭시 시리즈를 압도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필요한 모듈을 결합할 수 있다'는 독특한 컨셉 하나로 시장의 환영을 받은 제품이다. 그런데도 제품 출시 이후 여태껏 후속 프렌즈를 내놓지 않는다는 건 전략의 부재, 작전의 실패라고 볼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G5 출시 전에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주기적인 프렌즈 출시 계획을 꼼꼼히 짜 놨어야 한다. 후속 프렌즈 출시가 지연되는 사이 냉정한 소비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