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12일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자구안 초안을 제출했다.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건네 받아 검토 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날 "자구안에는 인력감축, 보유주식 매각, 도크 가동 중단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구안 검토 후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재무 진단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전체 인원의 약 10% 안팎인 3000여명을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감축은 부서 통폐합,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접수 등을 통해 추진될 전망이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은 운영비 절감을 위해 도크 가동을 중단하고 약 1조원 규모의 보유주식 매각도 고려 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자구안은 일반적인 기업의 유동성 확보 방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다만 향후 자구안대로 이행될지 여부와 유동성 확보방안이 타당한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 타당성 여부와 재무진단 등을 수출입은행에 위임했다. 수출입은행이 기업 재무진단과 구조조정 경험이 시중은행보다 많다는 판단에서다.

채권단 및 금융당국은 아직 현대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는 심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극심한 수주 고갈 문제를 겪고 있는 조선업의 사업 비중이 크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가 고르게 분산된 편"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조선부문 매출비중은 지난해 연말 기준 전체 매출 중 33.1%다. 나머지 매출 비중을 보면 정유 부문 31.4%, 해양플랜트 16.6%, 엔진기계 부문 4.6%, 전기전자시스템 부문 5.2%, 건설장비부문 5.5% 등으로 나뉘어 있다. 삼성중공업의 조선해양 매출 비중이 96.1%에 달하는 것에 비해 조선업 수주 가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한편 삼성중공업의 재무진단은 산업은행이 담당한다. 삼성중공업 역시 다음 주 중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할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2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만나 현재 조선업 현황과 향후 구조조정 향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