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채권 인수' 작명도 적절치 않아"
"기업 구조조정에 발권력 이용한다면 필요성과 타당성 납득할 수 있어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권력을 동원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이른바 '한국형 양적완화'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4일(현지시간) 제19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머물던 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저희(한은)는 기본적으로 한국형 양적완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며 "지금 기업 구조조정 논의 과정에서 적절한 표현은 '국책은행 자본확충'"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양적완화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내놓은 공약으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가계부채를 해소하자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한은이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과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을 직접 인수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형 양적완화는 엄밀한 의미에서 양적완화가 아니다. 양적완화는 기준금리 제로(0) 상태에서 통화량을 공급하기 위해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다. 통화량 증가가 초점이다. 즉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한다는 것만 양적완화와 비슷하다.

이 총재는 "산업은행 채권 인수라는 작명도 적절치 않다"며 "실제로 산금채를 한은이 인수한다고 해도 그것은 일반적인 양적완화와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조조정은 정부 주도 아래 추진하되 한은 발권력 동원을 위해서는 적절한 필요성이 인정돼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구조조정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역할을 한다"며 "한은은 구조조정에 전문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 구조조정에 발권력을 이용한다면 그 필요성과 타당성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