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자율협약 중인 현대상선이 영국 선주 J사를 제외한 나머지 주요 선사들과 용선료 인하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던 그리스 D사가 최근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제 J사와만 합의하면 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4일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주요 선주 대부분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면서 "아직 세부적인 것은 논의해야 하지만 D사와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 큰 산을 넘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만 현대상선 터미널에서 화물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D사 등에 용선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이 있었는데 이를 지급하며 협상을 이끌어냈다"면서 "아직 가격은 더 조율해야 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 현대상선, 벼랑끝 전술로 협의 中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 22곳을 대상으로 용선료를 30%가량 삭감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 대상인 해외선주 22곳으로부터 선박 83척을 빌려 운항 중에 있다. 현대상선이 지난해 22개 선주에 지급한 용선료는 9758억원가량이다.

협상단은 '벼랑 끝 전술'로 용선료 인하를 이끌어내고 있다.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가느니 용선료 인하에 합의해주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제안하고 있다. 실제 현대상선은 시세의 2~3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배를 빌린 상태다.

현대상선은 용선료를 30% 인하해주면 인하분만큼 현대상선 주식을 주고(출자전환), 추후 현대상선이 정상화되면 추가 수익을 제공하는 형태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인하 협상단은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재정경제부 출신), 마크 워커 변호사 등으로 꾸려져 있다.

대부분의 선주는 현대상선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문제는 J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J사는 현대상선의 용선료를 인하해줬다가 다른 선사들로부터도 용선료 인하 요구를 받게 될까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사는 150여척의 컨테이너선을 운용하는 영국 선사다.

금융권 관계자는 "J사와는 아직 가격 차이가 크다"면서 "유의미한 수준까지는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상선, 이달 중순까지 성과 내야

현대상선은 이달 중순까지 용선료 인하 성과를 가져와야 한다. 금융당국은 중순까지 인하 협상을 도출해내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현대상선, 그리고 현대상선 이후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나서게 될 한진해운까지 모두 실패할 경우에 대해서도 대비한 상태"라며 "둘 모두 실패하면 법정관리 이후 채무를 재조정한 후 얼라이언스(해운 동맹) 편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