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근로자는 여가시간 보장 등 삶의 질 향상에 따른 임금 감소를 감수하고 기업은 신규 채용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부담해야 한다"고 3일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 대기업의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노사간 양보가 필수라고 했다.
화학기업인 A사는 24시간 연속공정으로 가동하는 업종 특성상, 생산직은 3조 3교대로 야간·주말 근로가 만성화 돼 있다. 주 6일 근무제로 금·토·일 중 이틀은 12시간씩 근무했고 일주일 주기로 주간·야간·새벽근무를 번갈아 할 수 밖에 없었다.
A사는 지난해부터 교대제를 개편, 3조 3교대에서 4조 3교대로 변경했다.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56시간에서 42시간으로 줄었다. 연간 환산시 728시간이 줄어든 셈이다.
A사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감소분과 정부의 고용창출 지원금을 더해 3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식품제조사인 B사의 부산공장은 2조 2교대를 시행했다. 근로자 대부분이 1일 12시간 근무와 주말 특근을 소화했다. 그러나 주력 상품이 인기를 끌며 2011∼2012년 부산공장의 4개 생산라인을 7개로 증설했고, 20∼30대 근로자를 대거 채용하며 현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존 근로자들은 특근 수당이 보장되는 2조 2교대를 선호했지만 신규 입사자들은 2교대 근무에 피로감을 호소했고 퇴사자도 속출했다.
B사는 2013년 3조 3교대, 2015년 3.5조 3교대를 거쳐 최종 4조 3교대로 단계적 개편을 추진했다.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은 30%가량 줄었다. B사는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57명을 순차적으로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철강제조사인 C사는 숙련 근로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했다. 경험이 중요한 업종의 특성상 숙련 근로자의 고용 유지가 필요했고, 중장년층 근로자의 체력을 고려하여 근로시간 단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2009년 2조 2교대를 3조 2교대로 개편하며 주당 근로시간을 64시간에서 58시간으로 단축했고, 1일 8시간 이외 잔업을 금지했다. 2013년에는 근무주기를 21일에서 12일로 변경, 휴무일을 확대했다. 근로시간을 다시 50시간으로 줄였다.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일자리도 생겼다. 2번의 개편을 통해 총 144명을 새롭게 채용했고, 시간당 생산량도 2배 가량 증가했다.
전경련은 "조사 결과,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는 욕구와 신규 채용자의 적응력 제고, 숙련근로자의 고용 유지 등을 이유로 근로시간을 자체적으로 줄여왔다"며 "노사 간 합의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에 성공한 기업은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일부 노조가 생산성 향상이나 임금 감소가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 현재 어려운 수출 및 내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를 무리하게 수용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공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노사 모두의 이해와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