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자동차 수출 급감으로 국내 5개 완성차 업체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한국GM, 쌍용차는 지난 한 달간 국내를 포함한 세계 시장에서 74만여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한 수치다.

◆국내 완성차 업체, 내수 늘었지만 수출 급감…현대차, 국내외서 고전

내수판매는 늘었지만, 수출에서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4월 내수 판매는 13만 9600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 증가했다. 기아차(12.7%), 한국GM(10.2%), 르노삼성(21.6%), 쌍용차(12.3%) 4개 업체는 내수에서 좋은 실적을 냈다. 현대차만 판매량이 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을 앞두고 주차장에 줄지어 선 차량 모습.

완성차 업체의 내수실적 호조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연장 효과와 신차 판매 효과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작년 4월과 비교해 9.5% 줄어든 60만400여대로 집계됐다.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경기 침체가 이어진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차(-5.5%), 기아차(-15.9%), 한국GM(-8.6%), 르노삼성(-17.9%), 쌍용차(-1.6%) 모두 수출량이 작년보다 줄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41만 2600여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5.5% 감소했다. 승용 부문에서 쏘나타가 8100여대 팔리며 내수 실적을 뒷받침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6400여대가 팔렸다.

해외시장에서 35만3100여대를 팔았다. 국내공장 수출 9만 500대, 해외공장 판매 26만 2700여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공장의 근무 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4월 내수 판매와 국내 공장 수출이 작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24만 1400여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국내에서 4만 8500여대, 해외에서 19만 2900여대를 팔았다. 국내에서 K7, 니로 신차 판매가 늘고 레저용 차량(RV)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12.7%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K7은 5500대(구형 포함) 팔렸다. 3개월 연속 월 판매량 5000대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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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악화와 국내 공장 근무일수 감소 악재가 겹쳐 해외 판매가 타격을 받았다. 작년 4월보다 15.9% 감소한 19만 2900여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소형트럭 포터가 3월에 이어 4월에도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신차 효과에 내수 실적 호조

한국GM은 4월에 국내외에서 5만 600여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는 1만 4000여대로 작년 동월대비 10.2% 증가했다.

신형 스파크가 경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스파크는 국내에서만 7300여대가 팔렸다. 작년 4월보다 판매량이 62.4% 늘었다. 완성차 수출은 8.6% 감소한 3만6600여대로 집계됐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2만 2000여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국내에서 8500여대, 수출로 1만3400여대를 팔았다. 중형 세단 SM6가 국내에서만 한 달간 5200여대 팔렸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7.9% 줄었다. 수출 차량 가운데 북미 수출용 모델인 닛산 로그가 1만 3000여대를 차지했다. 작년보다 4.5% 판매가 늘었다.

쌍용차는 1만 3500여대를 판매하며 올해 최고 성적을 올렸다. 내수 9100여대, 수출 4300여대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4% 증가한 수치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의 인기가 쌍용차의 실적을 견인했다. 출시 이후 월간 최대 판매량인 7800여대를 기록했다.

4월 국내 베스트셀링카에는 현대차 포터가 뽑혔다. 9200여대가 판매됐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1위에 올랐다. 기아차 쏘렌토(8300여대), 현대차 쏘나타(8100여대), 현대차 아반떼(7700여대), 한국GM 스파크(7300여대)가 2~5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