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해 아파트 등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007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9억원 초과 공동주택도 6만4000여 가구로 작년보다 24% 정도 급증했다. 제주도가 전국 최고 상승률(25%)을 기록했고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전용면적 273.6㎡)는 11년째 공시가격 1위를 지켰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종부세 등 각종 세금 산정 기준이 되는 만큼 올해 주택 소유자의 세금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공시가격 2007년 이후 최고 상승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전국 공동주택 1200만 가구와 단독주택 399만 가구의 가격을 29일 자로 공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공시가격은 작년(3.1%)의 배에 가까운 평균 5.9% 상승했다. 2007년(2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단독주택 공시가격도 4.5% 올라 2012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이익진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2014년부터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과 저금리, 전세금 상승 등이 겹치면서 주택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오른 현상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광역시(8.6%)가 수도권(5.7%)이나 지방(3.9%)보다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제주도는 평균 25.6% 올라 전국 상승률 1위에 올랐다. 작년(9.4%)보다 오름폭이 2.5배 확대됐다. 귀촌(歸村) 등으로 인구가 많이 유입된데다 대정영어교육도시, 강정택지개발사업, 제2공항개발 등 각종 개발 사업으로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이 집값 급등 요인으로 분석된다. 상승률 2, 3위에 오른 광주광역시(15.4%)와 대구(14.1%)는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었다. 세종시(-0.84%)와 충남(-0.06%)은 주택 공급 물량 증가 여파 등으로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중소형 중저가 주택이 중대형 고가(高價) 주택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가격대별로는 2억~3억원 주택(6.4%),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50~60㎡(6.9%)가 가장 많이 올랐다.
◇9억원 초과 주택 세(稅) 부담 커질 듯
공시가격이 껑충 뛰면서 고가 주택 중심으로 집주인의 세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1가구 1주택 기준으로 종부세 부과 대상인 9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6만4638가구로 작년보다 1만2000여 가구 증가했다. 올해 새로 종부세 대상에 포함된 경우 보유세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공시가격이 작년 8억8000만원에서 올해 9억4400만원으로 오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전용 170㎡)가 그런 경우다. 이 아파트의 경우 재산세(163만원)와 종부세(11만원)를 합쳐 작년보다 25만원 늘어난 175만원을 보유세로 내야 한다. 작년보다 공시가격이 6400만원 올라 10억9600만원이 된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전용 154㎡)은 재산세와 종부세가 212만원에서 241만원으로 13% 인상된다.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어도 재산세 부담이 이와 비례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재산세의 경우 공시가격 3억원 이하는 전년도 세액의 105%, 3억~6억원은 110%, 6억원 초과는 13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 화북 제주삼화사랑부영2차(전용 84㎡)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1억4400만원에서 올해 1억8100만원으로 25.7% 올랐지만 재산세는 작년(10만원)보다 3만원 늘어난 13만원을 내면 된다. 김종필 세무사는 "2주택 이상 보유자는 보유주택 합산 공시가격이 6억원 이상이면 종부세가 부과된다"며 "2억~6억원 공동주택 가격도 6% 이상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세금 인상 체감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100억원 넘는 주택 6채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집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단독주택(대지 2143㎡, 지하 3층~지상 2층)이다. 작년 156억원에서 올해 177억원으로 21억원 오르면서 11년째 1위를 기록했다. 공동주택 중에서는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전용면적 273.6㎡)가 63억6000만원으로 최고가였다. 작년보다 공시가격이 2억5000만원 오르며 11년째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의 경우 100억원 이상 주택이 작년 5곳에서 올해 6곳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