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의 효율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수소 연료전지는 수소가 공기 중의 산소가 만나 물이 될 때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이영무 한양대 총장(에너지공학과)은 "고온이나 습기가 거의 없는 악조건에서도 작동하는 수소 연료전지용 분리막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현재 개발되는 수소 연료전지는 전기를 띤 수소이온을 통과시키는 분리막의 원료로 불소를 사용한다. 하지만 불소계 분리막은 가격이 비싸고, 섭씨 80~90도 정도에서만 제대로 작동한다. 이 총장은 "수소 연료전지를 가동하면 온도가 120도 이상이 되기 때문에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냉각 장치가 필요했다"면서 "원활한 반응을 위해서는 습기도 필요한데 이 때문에 전극에 가습 장치도 부가적으로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 연구팀은 탄화수소 고분자를 이용해 분리막을 만들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먼저 분리막 표면에 물을 튕겨내는 코팅을 하고 아주 미세하게 깨진 틈이 형성되도록 했다. 이렇게 만든 분리막은 습기가 많을 때는 습기를 머금고, 건조해지면 틈이 닫혀 내부 습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아 별도의 가습 장치가 필요 없다. 습기를 조절할 수 있는 일종의 숨구멍을 만든 것이다.

또 고분자 소재이기 때문에 12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장기간 작동했다. 기존 불소계 분리막과 비교하면 제작 가격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총장은 "바닷물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대량으로 저장하는 기술 등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