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의 대명사로 떠오른 아마존. 에어비앤비와 함께 공유경제의 부흥을 알리며 스마트폰을 통해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자가용을 택시로 활용하도록 하는 우버. 기존 전기차의 편견을 깨고 최근 1주일 만에 ‘모델3’에 대한 선주문 32만대 넘게 확보한 테슬라.

이들은 기존 산업의 이단아로 새로움으로 무장한 혁신적 기업, 엄청난 시가총액, 일벌레 창업자를 떠올리게 한다. 이들 기업이 상당 기간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아온 이유를 살펴보면, 창의적 아이디어뿐만이 아니라 경영상 공통점을 성공의 원인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공통점은 세 기업이 새로이 도입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창업자들 스스로가 기본원칙을 깊이 이해하고 구성원들과 함께 효과적으로 실천했기에 성공에 이른 것이다. 물론 이들 기업의 장기적 전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 경영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첫 번째 요소가 고객중심이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모방하기 힘든 경쟁우위가 있어야 한다. 벤처기업에서는 흔히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기술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의미를 만드는 것이다.

경제적 가치는 고객이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관찰하게 되는 실패사례는 기술을 개발한 엔지니어가 그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데에서 발생한다. 고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테슬라 창업자 머스크는 칭찬은 무시하고 현장에 나가 고객으로부터의 비판과 고객이 원하는 바를 청취하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를 즉시 반영해 고객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한다.

둘째로, 상호 자유로운 비판을 통해 최고의 아이디어가 채택되는 기업문화다. 치열한 비판과 토론을 통해 최고의 아이디어가 선정되고 이것이 구성원들 사이에서 진심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많은 경우 최고경영자(CEO)의 의견이 최고의 아이디어로 간주되고 많은 이들이 정당한 비판을 억제하는 것이 큰 문제다.

CEO의 속생각이 무엇인지 눈치 보면서, 힌트를 발견하면 이를 지원하는 논리를 전개하고 다른 사람의 정당한 반대 의견을 비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경우 부족한 아이디어가 채택될 뿐더러 실행에 있어서도 참여자의 열정 부족으로 성과는 낮아지게 된다.

우버 창업자 카라닉은 반골사상을 신봉해 조직 내 비판을 장려하고 직원 모두 냉엄한 시장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그는 최고의 아이디어가 승리하는 우버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비판이 활발한 벤처문화의 구축을 천명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문화 구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CEO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입보다는 귀를 사용해야 한다. 본인이 하는 말이 줄 무게감을 인식하고 다른 이의 의견을 청취하며 말을 할 때에는 답을 암시하지 말고 본질적인 질문을 통해 회의를 주재해야 한다.

또 해당 문화에 부합되는 인사에 대한 평가 및 보상이 실행되는 것을 볼 때 구성원의 신뢰가 생기는 것이다. 직원은 CEO의 말을 믿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믿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전제조건이 CEO 스스로가 활발한 비판을 통해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는 것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겸손한 마음으로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재선발을 언급하고자 한다. 기업의 성장가능성은 인적자원의 능력에 의해 한계가 정해진다. 특히 인재선발을 창업자가 직접 챙길 정도로 매우 중시한다는 점에서 세 기업은 공통점이 있다. 기업의 발전에 부합하는 사람을 뽑으면 이들에 대한 동기부여 등 인사관리가 불필요해진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면 이들이 알아서 기업발전의 새로운 영역도 찾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기업 발전에 필요한 능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며 이를 평가하는 방식이 기존의 인재선발방식과는 다를 것이다. 기존의 서류평가, 시험, 면접 방식이 부적합할 수 있다.

테슬라의 머스크는 학력과 경험이 아닌 불확실성 속에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 보유자를 구체적 근거를 바탕으로 선발한다. 또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혁신을 위해 기존 산업의 경험이 없는 인재를 채용하기도 했다. 임원 중 대부분이 자동차 산업 출신이 아닌데, 이것이 오히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 즉 혁신을 추구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가령 기존 전기자동차에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초고가 수퍼카에서나 가능한 시속 0~100km 소요시간이 2.8초인 모델 S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선발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훌륭한 인재가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는 인사시스템이 기업 내에 작동해야 한다.

즉 훌륭한 인재를 유지하는 시스템이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수한 인재가 주변의 질시와 훼방으로 평범한 인재가 되거나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이직을 하게 될 것이다.

CEO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시사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CEO의 능력은 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구성원이 해당 내용을 공감하고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코노미조선 4월27일자(147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