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대기업 금융 지원 금액 중 12%가 이자도 갚아나가기 어려운 한계기업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로 연명하고 있는 이 기업들이 무너질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책은행 부실로 이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2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부실 대기업 구조조정에 국책은행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국책은행은 기업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08년 34조원이었던 기업대출은 작년 82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국책은행의 기업대출 중 대기업의 비중은 2008년 41.6%였다가 지난 2014년엔 47.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동시에 부실이 깊어진 대기업에 대한 대출도 늘어났다. 2009년 1.9%였던 한계 대기업 비중은 2010년 4.6%, 2012년 7.8%, 2014년 12.4%까지 올랐다. 한계기업이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을 말한다. 그만큼 영업 상황이 좋지 않고 금융권의 대출 회수 여부에 따라 기업이 생존이 달려 있어 위험도가 크다.

이 때문에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국책은행의 자본력 확충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국책은행이 떠안아야 하는데 현재는 국책은행의 자본력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재무 건전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작년 말 10.11%로 시중은행 평균치(14.85%)보다 크게 떨어진 상태다. 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4.28%로 시중은행과 비슷하지만 조선·해운·철강 등 현재 구조조정의 주된 대상이 되는 기업에 빌려준 자금 규모가 국책은행 중에서도 가장 커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출자해서 국책은행을 돕게 될 경우 국민 혈세로 부실기업을 돕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